전 서울지하철공사 동작설비분소장 심정웅(55)씨는 북의 지령에 따라 국가기간시설인 철도와 지하철에 침투해 39년이나 암약해 왔다.
특히 심씨는 유사시 지하철의 핵심시설을 파괴하기위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심씨는 중학교 2학년 때인 58년 둘째 당숙인 간첩 심웅섭의 권유로 경기도 김포군 대곶면 마을앞 해안에 정박해 있던 공작선을 타고 입북해 간첩교육을 받았다. 심씨는 이 때 이미 "교통고등학교(현 철도고)에 진학한 뒤 철도청에 들어가 유사시 철도를 마비시키라"는 지령과 함께 철도를 뜻하는 '철마산 66호'라는 공작부호를 받았다.
교통고를 졸업하고 63년 철도청 기사로 임용된 심씨는 66년 당숙과 함께 2차 월북해 노동당 에 입당해 재교육을 받았으며, 84년 서울지하철공사로 전직해 시설분야 에서 근무해 왔다. 70년부터 4∼6년에 한번씩 남파간첩과 접촉하며 공작금과 장비를 받아온 심씨는 이번 부부간첩과는 지난 9월 이후 6차례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심씨는 간첩 최정남에게 "지하철은 지하수를 관리하는 집수정과 전기를 관리하는 변전실로 구성돼 있다"며 "서울지하철공사 산하 1-2-3-4 호선은 ○백개의 집수정과 ○십개의 변전실이 있는데 집수정에 설치된 장치를 파괴하면 지하철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심씨는 또 "○ ○역 등 3곳에 있는 배전반과 지하펌프 기반시설을 파괴하면 지하철의 전기가 끊기고, 지하철안의 물을 퍼낼 수 없어 지하철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면서 "나혼자서는 힘들지만 북에서 지원 인력을 보내주면 가능하 다"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씨는 또 서울지하철의 기구-인원 현황, 전기-전력 공급과 차량기지, 노조활동 등이 수록된 '96년도 서울지하철' 수첩과 직원들의 주민등록 등-초본, 인사기록카드 등을 최정남에게 넘겨줬다.
심씨는 89년에는 남파간첩 김낙효에게 '한강이북으로 가는 군수물자 는 한강철교를 이용하는데 ○○역에서 선로망을 관리한다', '팀스피리트 훈련시 각종 군수장비를 울산 ○○포에서 하역하며 미군탱크를 수송하는 장물차를 개발했다'는 등 철도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심씨는 이와함께 남파간첩들의 "철도 주요부분을 장악하고 유사시 활 용할수 있도록 많은 사람을 알아놓으라"는 지령에 따라 교통고 졸업자 모임인 '육삼회', '유종회' 등과, 자신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지하철공사 직원 모임인 '팔고우회', '오똑이회' 등의 명단과 동향을 보고하기도 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