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에서 7억위안(약 1200억원)을 들여 초호화 중학교를 세운 사실이 알려져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새 학교가 들어선 지역은 원래 극빈 지역 중 한 곳이었는데 지난해에서야 가난에서 벗어났다. “보여주기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학교가 들어선 전안구(區)는 연 수입이 2억위안(약 343억원)이 채 되지 않는 곳이다. 이번 학교 건설로 전안구는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전안구는 향후 12년 동안 매년 5000만위안(약 86억원)의 빚을 갚아야 한다.
학교 내부에 교육과는 상관 없는 시설이 많다는 점도 비판 대상 중 하나다. 4층짜리 분수대, 16개의 돌잉어, 길이 50m 높이 15m의 폭포, 대형 공연장, 암석 정원 등이 교내에 들어서있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학교가 아니라 주말 별장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학교는 2015년부터 구상을 시작해 2017년 공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부터 학생들이 여름 수업을 받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논란을 의식해 일단 수업을 중단한 상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굴삭기와 쓰레기차가 텅 빈 캠퍼스를 들락날락하며 일부 구조물을 해체하고 있다고 한다. 4층짜리 분수대와 폭포 근처 정자도 해체 작업 중이다.
신화통신은 학교 건설이 최근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 계획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문화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중국 당 왕조 양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안구 측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학교를 지은 것”이라며 “건설 승인과 재정 계획은 규칙을 따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