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내린 집중호우로 충북 제천시 산곡동 산곡저수지 인근 마을에서 산사태가 나 근처 민가를 덮쳤다.

2일 새벽 폭우가 내리면서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충주에서는 출동하던 소방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안성에서는 산사태 토사 유출로 1명이 사망했다. 고속도로와 철도 등 일부 교통망도 마비됐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한 하천 부근에서 현장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소속 송모(29) 소방사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송 소방사는 당시 산척면 주택 가스 폭발 현장으로 출동하기 위해 폭우로 유실된 도로를 지나던 중이었다고 한다. 하천의 물이 불어나자 차량에서 내려 주변을 살피다가 지반이 침하하면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7시 10분쯤에는 경기 안성시 죽산면의 한 주택으로 토사가 밀려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이 수색·구조작업에 나섰으나, 50대 남성 1명이 매몰돼 사망했다.

이천에서는 율면에 있는 산양저수지가 일부 붕괴돼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천시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 산곡동 산곡저수지 인근 마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민가를 덮쳤다.

2일 오전 충북 충주시 양성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방면 중원터널 부근에서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작업자들이 중장비를 이용해 토사를 치우고 있다.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통제됐다. 오전 7시쯤 중부고속도로 일죽IC 부근에 토사가 들어차고 나무가 쓰러졌다.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이 구간을 지나는 차들을 모두 국도로 우회시키는 등 통제에 나섰다. 이보다 앞선 오전 5시 27분쯤에는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제천휴게소 부근에서 토사가 유출돼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방면 중원터널 부근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흘러들어 교통이 통제됐다.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선과 태백선은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영동선은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중앙선은 열차가 지연 운행하고 있다.

영동선은 동해~영주 구간의 운행을 멈추고 선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선은 연교~구학역 사이에 토사가 들어차 오전 9시 30분쯤부터 원주~영주역 사이 열차가 다니지 못하고 있다. 청량리~영주를 오가는 ITX-새마을호의 운행도 중단됐다.

2일 오전 집중호우로 강원 정선군 조동역 인근 선로에 토사가 쏟아져 내려 태백선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경기 안성시 일죽면 285.5㎜, 이천시 모가면 181.5㎜, 용인시 백암면에 173.5㎜의 비가 왔다. 강원 영월군에는 201.7㎜의 비가 쏟아졌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은 279㎜, 제천시 백운면은 21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으로 서울·경기와 강원, 충청 북부, 경북 북부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20㎜ 내외의 다소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남부와 충북 북부에는 시간당 30~70㎜ 내외의 매우 강한비가 오고 있다.

2일 오전 내린 집중호우로 충북 음성군 삼성면 일대가 물에 잠겼다.

이날 오후에도 서쪽에서 다가오는 강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의 세찬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설물 관리와 저지대 침수 피해, 빗길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이다. 기상청은 하구핏으로부터 많은 수증기가 공급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구핏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460km 부근 해상에 있다. 최대 풍속은 시속 64km, 강풍 반경은 230km다. 기상청은 하구핏이 4~5일 중국 상하이를 거쳐 6일 오전 백령도 동북동쪽 160km부근 육상을 지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