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북민 보호경찰이 性 징계라니...보호제도 개선해야"

입력 2020.07.29 15:23 | 수정 2020.07.29 15:29

통합당 지성호 의원, '탈북민 신변보호 담당관' 제도 개선 주장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페이스북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페이스북
탈북민 보호 업무를 맡은 현직 경찰이 탈북 여성을 21개월간 성폭행한 혐의로 감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 '북한 이탈주민 신변보호 담당관'이 성(性) 문제 등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가 지난 3년여간 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회 일각에서는 "탈북민 보호 주무 부처인 통일부가 손 놓고 경찰에 관련 업무를 떠넘긴 사이, 관리 감독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다"며 탈북민 보호 제도 자체의 문제점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이 기관 성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업무를 떠맡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이 29일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들어 지난 6월까지 견책, 감봉, 해임, 파면 등 징계를 받은 북한이탈주민 신변보호 담당관은 총 6명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서울청 경위 두 명이 회식 자리에서 동료 경찰관을 추행했다가 해임된 사건이 발생했다. 올 들어 대구 지역 경위 한 명은 탈북민과 술을 마신 뒤 음주운전을 방조했다가 견책을 받았다.

지난 2018년 경기 분당에서는 경찰관이 버스정류장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했다가 해임됐다. 2017년에는 경찰관의 이성 교제 상대가 탈북민과의 외도를 의심하자, 경찰관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여줬다가 정보 관리 소홀로 감봉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성호 의원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경찰관의 비위는 경찰청이 강력하게 관리 감독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경찰에 상당 부분 역할이 맡겨져 있는 북한이탈주민 보호 제도와 관련해서도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신변보호 담당관은 총 899명이다. 이들이 전국에서 2만6547명의 신변 보호를 담당하고 있다. 경찰 1인당 평균 29.5명이다. 탈북민 거주가 많은 수도권의 경우에는 경찰 한 명이 담당할 업무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22조는 통일부 장관이 보호대상 탈북민의 신변 안전을 위해 국방부 장관이나 경찰청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국방부나 경찰청은 협조하도록 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안 관련 평가 시험을 치른 보안계 근무 담당관들이 탈북민 보호 업무도 병행한다"며 "이들은 북한에 의한 테러 등 탈북민의 신변 위협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범죄 대응을 주 업무로 하는 경찰이 사실상 탈북민의 보호 관찰이나 정착 지원 등의 업무까지 겸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탈북민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모두 신변보호제도 관리 대상이 되며 5년간 신변보호 담당관의 방문, 연락을 받고 있다. 지 의원 측은 "이 과정에서 일부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지성호 의원은 "탈북민 신변보호제도는 정착 지원과 신변 보호라는 두 가지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그러나 탈북민 주무 부처인 통일부가 껄끄러운 현장 대응 업무는 경찰에 맡겨놓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문제"라고 했다.

지 의원은 "탈북민에 대한 인권 보호와 실효적인 정착 지원을 위해서 두 기관 간 업무 분장과 예산 배분 문제 등이 원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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