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을 대통령 사냥개로 되돌리려는 '개혁안'

조선일보
입력 2020.07.29 03:22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검찰총장은 수사에서 손을 떼고 법무장관이 6개 고검장에게 구체적 사건 수사를 지휘하라는 내용이다. 헌법기관인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사실상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라는 것이다. 법무장관은 대통령의 수족과 같으니 실제로는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겸하는 것과 같다. 그러지 않아도 위태로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아예 뿌리부터 뽑아 없애겠다는 것이다.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은 임기(2년)가 보장된 총장이 중심이 돼 검사들의 수사 결론 혼선을 막고, 정치적 외풍을 차단해 수사 중립을 지키라는 것이다. 차기 총장 후보군인 고검장들은 인사권자인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장관 지휘도 거부하기 어렵다. 정권 비리 수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대신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와 수사를 빙자한 폭력이 횡행할 것이다. 헌법기관인 검찰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방안을 내놓고선 "검찰 분권화 개혁"이라고 한다.

개혁위는 이 권고안이 프랑스 제도를 참고한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고검장이 수사를 지휘한다. 그런데 법무장관은 지휘권이 없고, 수사에 개입할 수도 없다.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수사를 제도로 보장한 것이다. 그와는 정반대 방안을 내놓고선 '프랑스를 본뜬 것'이라고 한다. 국민을 바보로 보고 대놓고 속이고 있다.

개혁위는 검찰청법이 보장한 총장 인사권도 무력화시켰다. 판사·변호사 출신을 총장에 임명하라고도 했다. 민변과 정권 편 판사들이 검찰총장이 될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오로지 검찰을 정권에 예속시켜 정권 사냥개로 부리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이라고 한다.

우리 검찰에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검찰이 정권의 충견이 돼 정작 수사해야 할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에는 눈감고 이미 죽은 과거의 권력만 수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정권의 검찰 개혁은 그 정반대 길로 가고 있다. 검찰은 4급 공무원만 수사하고 중요 사건은 장관 허가를 받아 수사하라는 황당한 시행령안까지 나왔다. 윤석열 총장을 따르는 검사들에 대한 2차 인사 학살도 예고돼 있다. 이제는 어용 위원회까지 동원해 검찰을 충견으로 되돌리려 한다. 5년짜리 정권의 권력 사유화와 권한 남용이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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