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대북 밀약'엔 침묵하며 박지원 급히 임명 강행

조선일보
입력 2020.07.29 03:24

문재인 대통령이 박지원 국정원장 임명을 재가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박 원장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30억달러 경제 지원을 제공하기로 이면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사실이라면 국정원장이 북한에 약점을 잡힌 것이 된다. 치명적 결격 사유다. 이 때문에 야당이 "진위 확인 때까지 임명을 유보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오히려 보란 듯이 하루 만에 임명을 밀어붙였다. 폭주에 브레이크가 없다.

박 원장은 이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기억이 없다' '위조다' '논의는 했다'고 4차례 말을 바꿨다. 이렇게 중대한 사안에 대해 기억이 헷갈릴 수는 없다. 말이 오락가락하니 의혹은 더 커진다. 박 원장 말처럼 위조 서류인지 아닌지는 청와대와 국정원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사실 확인에 1시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박 원장이 2000년 당시 북과 협상을 할 때 국정원 과장으로 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인사가 국정원장을 거쳐 지금 청와대 안보실장을 맡고 있다. 모든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국정원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의혹이 사실이니 말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 국정원장 임명을 하루 만에 강행한 것도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30억달러 이면 합의가 사실이라면 국정원장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위증한 것이며, 정보 수장으로서 국가 안보 최일선을 담당할 수 없다. 반대로 위조라면 그 또한 심각한 범죄행위다. 국정원장을 급하게 임명한다고 덮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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