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세종역 재추진" 충청도가 다시 들끓는다

입력 2020.07.11 15:00

세종시 "과거 타당성 조사보다 경제성 높게 나와 역 신설 추진"
국토부·충북도 "주행 선로에서 정차하는 것은 국내에 없는 사례" 반발

KTX세종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되는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일원. /세종시
KTX세종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되는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일원. /세종시
지난 9일 오전 11시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은 “KTX세종역은 세종시 미래를 좌우하는 필수 기반시설”이라며 “충청권 상생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KTX세종역 신설 추진의사를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러자 국토교통부와 충북도는 곧장 반대입장을 내놨다.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내 “역 신설은 불가하다”고 했고, 충북도는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 입장에 변함없다”고 밝혔다. 2014년 2월 세종시가 역 신설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KTX세종역 신설은 2014년 2월 세종시가 발표한 ‘2030 도시 기본계획’에 포함되면서 이웃 지자체와 갈등으로 번졌다. 당시 충남과 충북 지자체는 “세종역이 생기면 이웃 역과 간격이 좁아 고속철이 아니라 완행철이 된다”면서 반발했다. 세종역 후보지는 호남선이 지나는 금남면 발산리 지역이다. 이곳은 충북 오송역과 충남 공주역에서 각각 22㎞ 떨어진 중간지점이다.
KTX세종역 노선안 /세종시
KTX세종역 노선안 /세종시
고속철도인 KTX가 시속 300㎞에 도달하려면 20㎞를 달려야 하고 안전하게 정차하려면 6㎞ 철로가 필요한데 역간 거리가 22㎞에 불과하면 제 속도를 낼 수 없다는 게 이웃 지자체들의 반대 이유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표한 고속철도 적정 역간 거리(5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세종시는 “행정수도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사업”이라며 세종역 신설 추진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 세종역 신설에 대한 사전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서현기술단에 의뢰한 용역에서 세종역의 비용 대비 편익(B/C)은 0.59로 나왔다. B/C가 1 보다 낮으면 투자 비용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지난 9일 세종시는 자체적으로 아주대학교에 의뢰한 KTX세종역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는 세종역의 B/C는 0.86으로 나왔다. 정부의 타당성 조사 보다 세종시의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0.27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이 근거를 토대로 세종시는 KTX역 신설 추진 동력을 얻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와 충북도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세종시의 타당성 조사결과 발표를 지켜본 국토부는 곧 설명자료를 내고 “2017년 시행한 세종역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검토돼 현재는 역 신설 추진이 불가하다”고 했다. 충북도도 같은날 브리핑을 열고 “KTX 세종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결론난 상태로 충북도의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두영 KTX세종역신설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세종시는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거점 도시로 조성된 곳”이라며 “세종역을 신설하겠다는 것은 수도권과 접근성을 편리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애초 세종시 건설 목적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2016년 10월 충북 오송역 주변에 KTX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조선DB
2016년 10월 충북 오송역 주변에 KTX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조선DB
특히 국토부는 “세종역은 부본선이 없이 본선에 고속열차를 정차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안전에 매우 취약하며, 열차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흔히 역에는 열차가 주행하는 본선과 승객들을 태우고 내리기 위해 열차가 정차하는 부본선이 필요한데 세종시의 세종역 정차계획에는 부본선이 없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본선이 없는 고속철도 역은 국내에 없는 사례”라면서 “세종역에 부본선이 없는 이유는 결국 사업비용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인접 지역에 위차한 고속철도역의 수요 감소에 따른 지역간 갈등이 예상되므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세종시는 “KTX세종역은 오송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인근 지역, 정부와 적극 협의해 공감대가 형성되면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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