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10일 공교롭게도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황세연 중원문화 대표가 쓴 '박원순 죽이기'

제목은 ‘박원순 죽이기’(중원문화). 저자 황세연(67) 중원문화 대표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박 시장을 지난달 20일 마지막으로 만났는데 그때는 이런 비보(悲報)가 있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박 시장의 명예를 높이는 책이기에 예정대로 출간한다”고 말했다.

초판 2000부를 찍었고, 내주 월요일(13일) 서점에 배본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그날 만남에서 책 출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주로 친문 그룹 이야기를 나눴고, 박 시장이 ‘친문들 때문에 못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여당이나 야당을 보고 너무 실망했다”면서 “(민주당은)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을 기점으로 사분오열되어 친문과 비문 세력이 나눠지면서 ‘박원순 죽이기’는 실패할 것이고, 차기 대통령은 박원순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책은 먼저 친문 그룹의 세력 판도를 분석한다. ①친노(親盧)에 뿌리를 둔 ‘핵심 친문’ ②문재인 대통령이 독자적 정치행보를 시작한 2012년 총선 당시 합류했거나 이후 영입된 ‘일반 친문’ ③ 문재인 정부에서 일했거나 이번 21대 총선에서 영입된 ‘신(新)친문’ 등 세 그룹이다.

황 대표는 친문 세력이 장기표 같은 선배 민주화운동 거목들을 배제하고 5·18 민주화운동가들의 국회 입성을 막는 등 비민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친문 그룹은 3파로 확실하게 분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당의 계파 정치가 조선시대 당파싸움을 방불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문제점도 실명으로 비판했다.

황 대표는 책에서 “이 분열을 잘 수렴하는 자가 차기 대권을 손에 넣을 것”이라면서 “민주화운동 경력과 진보적 사고를 지닌 인사로서 차기 대통령감으로는 박원순만한 인물이 없다”고 주장했다.

황세연 대표는 1997년 ‘DJP 연합’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진 황태연 동국대 교수의 친형으로 198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됐고, 출판사 중원문화를 40년간 운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