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 보건소에 냉각조끼 달랑 2개씩… 번호표 뽑아야할 판

조선일보
입력 2020.06.26 03:01

네덜란드서 긴급 수입해 배포

"많이 차갑죠? 그 정도로 차가워야 방호복을 입었을 때 시원해요."

정부가 수도권 보건소에 배포한 냉각조끼를 기자가 직접 착용한 모습.
정부가 수도권 보건소에 배포한 냉각조끼를 기자가 직접 착용한 모습. /배준용 기자
지난 22일 본지 기자가 인천 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착용하는 냉각조끼를 직접 입어봤다. 얼음팩이 전면에 16개, 뒷면엔 20개 붙어 있는 비닐 소재 조끼를 입자 맨살에 얼음을 댄 듯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한 간호사는 "자체 조달했던 조끼는 천 소재로 주머니에 얼음팩을 넣는 방식인데, 정부가 준 조끼는 피부에 더 밀착돼 효과가 더 좋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수도권 보건소 211곳에 냉각조끼를 2개씩 422개 배포했다"며 "1000개를 더 배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무더위에 보건소 의료진이 탈진해 쓰러지는데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급하게 냉각 조끼를 지급한 것이다.

이 조끼는 네덜란드 냉각 기술 기업 '이누테크(Inuteq)'가 만든 20만원짜리 의료용 냉각조끼다. 국내 유통되지 않는 제품으로, 중대본이 한 벌에 16만원대에 긴급 수입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세척이 쉽도록 비닐 소재로 제작됐다. 한 번 입으면 3시간 30분간 냉각 효과가 지속된다. 씻은 후 냉동실에 얼리는 식으로 1만번 다시 쓸 수 있다. 중대본은 "얼음팩 녹는점이 21도로 특수 제작돼 지속 효과가 뛰어나다"며 "국내 제품 중 이런 수준의 얼음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중대본 발표와 달리 서울·인천의일부 보건소는 "아직 조끼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10명 넘는 의료진이 교대로 입으려면 2개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추가 주문한 1000개가 네덜란드에서 와야 해 7월 셋째 주쯤 배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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