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트럼프가 비행기로 바래다 줄까? 묻자 김정은 웃으면서..."

입력 2020.06.21 19:00

[볼턴 회고록 단독입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이 직후에 열린 확대회담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비행기로 평양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제안하며 '대단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했다. /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이 직후에 열린 확대회담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비행기로 평양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제안하며 "대단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행기로 북한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제안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선일보가 21일 사전 입수한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이같이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23일(현지시각) 공식 출간된다.

볼턴 전 보좌관은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작년 2월 28일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단독회담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얼마 간의 휴식시간 후에 트럼프와 김정은은 확대회담을 위해 다시 만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직무대행, 볼턴과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배석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휴식시간에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물었다. 김정은은 “전임자들이 논의했던 그 무엇에도 비할 바 없는 제안을 갖고 하노이까지 먼 길을 왔는데도 트럼프가 만족하지 않다니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은 비행기로 4시간 정도 걸리는 평양~하노이를 전용열차로 이동했다. 중국을 가로지르며 왕복 4500㎞를 기차로 오가는 데만 66시간이 걸렸다.

김정은이 먼 길을 왔다는 얘기를 하고 나서, 트럼프는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정의를 정리한 자료와 비핵화를 할 경우 보장되는 북한의 ‘밝은 미래’를 담은 자료를 건넸다. 그리고 트럼프는 “하노이에서 계획한 만찬을 취소하고 북한까지 비행기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볼턴은 회고했다.

김정은은 웃으면서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단한 그림(quite a picture)이 될 것”이라고 행복하게 말했다. 하노이 회담은 결렬로 끝났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김정은이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할 때도 김정은은 평양이나 판문점에서 만나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미국 측은 제네바와 싱가포르를 제안했지만, 김정은은 “곧 부서질 듯한(rickety) 북한 비행기들로 어차피 제네바나 싱가포르까지 갈 수도 없었고 평양에서 너무 멀리 있고 싶지 않아 했다”고 볼턴은 회고했다. 당시 김정은은 결국 리커창 중국 총리의 전용기를 빌려서 싱가포르까지 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