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올 여름 '예고된 살인' 저지른다"

입력 2020.05.24 19:02 | 수정 2020.05.24 21:02

대북 협상 전문가, 위성락 전 주러 대사

위성락 전 주러 대사 /뉴시스
위성락 전 주러 대사 /뉴시스

대북(對北) 협상 전문가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24일 김정은 주재 당 중앙군사위 회의 등 최근 북한 동향과 관련 “김정은은 올 여름 대규모 무력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의 도발은 ‘예고된 살인(殺人)’으로 이때다 싶으면 즉각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하노이 노딜’ ‘스톡홀름 노딜’ 이후 미국의 선(先)비핵화·후(後) 제재 해제’라는 기본 원칙을 문제 삼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강경 노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초강도 도발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위 대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김정은은 지난 2월쯤 도발할 계획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예기치 않게 코로나 사태가 터져 북한의 후견자인 중국의 사정을 고려해 미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올 11월 미 대선 전에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대북 제재 해제’를 얻어내기 위해 올 초부터 강도 높은 무력 도발로 대미 압박을 하려고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계획이 뒤로 밀렸다는 것이다.

위 대사는 지난 3월 북한의 잇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코로나 정국으로 대규모 도발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발 불씨’가 살아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이 차기 대선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점도 북한의 도발 시점을 뒤로 미룬 요인으로 꼽았다. 북한은 ‘전략적 인내’ 전략을 펼치며 대북 제재망을 강화한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바이든보다는 ‘통 큰 담판’이 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대미 도발은 2017년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상황을 진정시키고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대표적인 외교적 치적으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위 대사는 이번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핵 억제력’이 강조되고 대규모 군 고위 인사가 단행된 것은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김정은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는 미 대선이 더 가까워지기 전인 올 7월쯤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제재 완화·해제’를 받아내려 한다는 것이다. 위 대사는 7~8월 도발이 초대형급인 핵실험이나 ICBM보다는 한 체급 아래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걸어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걸어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위 대사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협력 우선 정책에 대해 “급선무는 북한의 도발을 막고 미·북 협상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북 관계를 강화해 미·북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이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위 대사는 “미·북 협상 가능성의 창(窓)이 점점 닫혀가고 있다”면서 “정부는 ‘창’이 완전히 닫히기 전 기회를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전직 외교부 차관은 “문재인 정부는 제재 이행을 준수해야 한다는 미국의 당부에도 대북 사업을 강조해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의 효력도 떨어뜨려 미국의 대북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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