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두려워말고, 한 발 내디뎌봐

조선일보
입력 2020.05.23 03:00

'실패 도감'
실패 도감ㅣ이로하 출판사 편저ㅣMugny 그림ㅣ강방화 옮김ㅣ웅진주니어ㅣ88쪽ㅣ1만8000원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보다 무려 1000년 전에 스페인 학자 아바스 이븐 피르나스는 하늘을 나는 실험을 했다. 나뭇가지와 천으로 날개를 만들어 몸에 끼우곤 모스크의 종탑 위에서 풀쩍 뛰어내렸다. 세계 최초였던 첫 비행은 그러나 완전 실패였다. 하늘을 나는 일만 생각하고 착륙 방법까진 고려하지 않아 엉덩이를 크게 다쳤다. 다행히 그의 무모한 용기는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이라크의 바그다드 공항에 가면 그의 이름이 붙은 광장이 있고, 날개를 단 동상도 서 있다.

세상의 절반인 하늘을 향해 인류는 수천 년 동안 고개를 빳빳이 치켜세웠다. 그러나 주린 배를 채우려면 땅을 향해 허리 숙일 때도 있어야 했다. 눈부신 성공 너머에 부스러기처럼 굴러다니는 실패들을 그러모은 이 책은 실패가 두려워 한 발 내딛는 것조차 망설이는 아이들에게 "경험이야말로 훌륭한 스승"이라고 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조언을 184가지 사례로 보여준다.

'실패 도감'
/웅진주니어
베토벤 교향곡 9번이 한때 '졸작'이라고 불리며 사람들 뇌리에서 사라진 적 있는 걸 아는지. 연주에 한 시간 넘게 걸려 청중은 지루해했고, 오케스트라는 어려워했다. 그랬던 곡이 20세기 들어 인류의 응원가가 된 까닭은 베토벤을 존경한 음악가들이 곡을 계속 다듬고 해설서를 만들어 부활시킨 덕분이다. 월트 디즈니는 은행에서 302번 거절당한 뒤에야 디즈니랜드를 지을 수 있었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두 번 딴 마라톤 선수 아베베 비킬라는 하반신 마비에도 재활에 힘써 눈썰매 크로스컨트리 대회에서 우승했다. 피, 땀, 눈물로 얼룩진 실패 대잔치가 도전 정신에 치지직 불을 댕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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