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최치원이 함양에 조성한 숲, 원시림만큼 울창

입력 2020.05.23 03:00

[아무튼, 주말]
담양엔 조선시대 만든 인공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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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 ‘산상의 화원’. 낙엽송 사이로 야생화가 얼굴을 내미는 숲길의 운치가 뛰어나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인공으로 조성됐지만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울창한 수림과 고즈넉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오래된 숲도 있다.

경남 함양 상림공원의 역사는 1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말 함양 태수로 있던 고운 최치원이 하천의 범람과 홍수를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나무를 심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숲은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는데 하림은 사라지고 상림만 남았다. 면적 21만㎡ 상림에는 울창한 활엽수림이 장관을 이룬다. 깊고 푸른 숲이다. 천 년이 넘는 시간은 인공 숲을 자연 그대로의 풍경으로 만들었다. 천 년의 시간을 따라 고즈넉한 숲길을 걸으며 신록의 계절을 만끽해 본다.

전남 담양 관방제림은 조선시대에 조성된 인공 숲이다. 담양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관에서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관방제림(官防堤林)이란 이름이 붙었다. 제방을 따라 수령 200~300년 느티나무와 푸조나무, 팽나무 등 거목이 2㎞에 걸쳐 이어진다. 아름드리나무 사이에서 짙어가는 녹음을 즐기며 한숨 돌리기 좋다. 관방제림은 담양 여행 명소인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과 이어진다. 한 번에 담양 여행을 즐기기에 좋은 코스다. 해가 진 뒤 화려하게 변신하는 관방제림도 찾아볼 것. 별빛이 쏟아지는 듯한 조명으로 빛나는 숲길과 초승달 포토존 등 추억을 남길 곳이 가득하다.

만항재는 강원도 태백과 정선, 영월이 만나는 함백산 자락의 고개다. 해발 1330m, 국내에서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다. 만항재는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 천국이다. 꽃이 절정을 이루는 여름엔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 된다.

만항재엔 한때 목장이 있었다. 목장이 문을 닫은 뒤 일대에 심은 나무가 낙엽송이다. 낙엽송은 인근 석탄 광산에서 갱목으로 쓰이거나 전봇대 등으로 팔려나갔다. 일대 광산이 문을 닫고 쓸모가 없어진 낙엽송은 수십년이 흘러 숲이 됐다. 쭉쭉 뻗은 낙엽송 사이로 야생화가 흐드러진 만항재 풍경은 어느새 오랜 세월 자연이 빚은 풍경 같다. 얼레지, 홀아비바람꽃 등 봄 야생화가 핀 낙엽송 따라 걷는 숲길의 운치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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