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20년 전 멈춘 회전목마인데…

조선일보
입력 2020.05.23 03:00

[오종찬 기자의 Oh!컷]

멈춰 선 회전목마가 폐허 같다. 그 앞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이리저리 구도를 잡는다. 한편에 방치된 바이킹과 빛바랜 우주 비행선 앞에서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한참을 머문다. 서울 망우동 용마랜드. 과거에는 지역의 대표적 놀이공원이었다가 IMF 여파로 1999년에 운영이 중단되면서 20년 넘게 그대로 시간이 멈춰 선 곳이다.

낡은 놀이 기구와 적막함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는 마치 영화 세트장 같다. 몇 해 전부터 SNS를 통해 레트로 감성의 촬영지로 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시간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같은 K팝 스타들도 뮤직비디오와 앨범 재킷을 이곳에서 촬영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낡고 오래되면 부수고 새로 만드는데, 여기에선 오랜 세월의 흔적 그 자체로 멋진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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