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등에 비수 꽂아… 강행 땐 코로나 협력 중단"

조선일보
입력 2020.05.15 03:02

[다시 불붙는 원격의료 도입 논란]
최대집 대한의사협 회장 "문외한인 靑·경제부처가 주도"

최대집 대한의사협 회장
최대집〈사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4일 "청와대, 기획재정부, 복지부 등이 의협과는 단 한 번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원격의료 확대를 추진했다"며 "코로나 진료에 열중하는 의사의 등 뒤에서 비수를 꽂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강행한다면 코로나와 관련한 일체 협력이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의협은 회원 수가 13만명이 넘는 의사들의 대표 단체다.

정부는 코로나가 확산하자 2월 24일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 등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26만2121건의 원격진료가 이뤄졌다.

최 회장은 이날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원격의료 산업 성장, 관련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이유로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진료의 본질은 환자에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인데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 대신 청와대와 기재부가 나서는 데 대해 최 회장은 "문외한인 경제 부처와 청와대가 논의를 주도하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갈 우려도 있다"고 했다.

현행 의료법상 비(非)대면 진료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최 회장은 일본처럼 수년 동안 의사협회 등 당사자와 정부가 논의를 거쳐 적용 가능한 원격의료 체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일본은 2015년 원격의료 도입 때 초진 환자는 원격의료가 불가능하고 세 번 연속 원격 처방을 받으면 네 번째에는 병원에 직접 찾아가야 하는 등 의료계 입장을 정부가 수용해 현행 원격 의료 체계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다만 현재 일본은 코로나 사태로 초진 환자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등 탄력 운용하고 있다.

의협 차원에서도 대면 진료가 어려운 섬이나 산간 지역,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병원 내 감염 예방 차원의 원격진료 등 특수한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원격의료가 전면 도입되면 3만1000개에 달하는 의원급 1차 의료 기관이 수천 개로 줄면서 국민이 의료 서비스를 받기가 오히려 불편해지는 등 부작용이 뒤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의협은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원격의료를 추진했을 때 집단 휴진에 나섰고, 2016년 추진 때에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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