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 위해 모은 성금인데… 정작 받은 건 106만원

입력 2020.05.09 01:43

[위안부 피해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우리에게 돈 쓴적 없다"]

정의기억연대 "李할머니께 1억350만원 드렸다" 영수증 공개
이중 1억은 日출연금 10억엔 거부 때 전국민 모금운동한 것
4년간 받은 기부금 49억… 정의연 "출판 등 활동 전반에 사용"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자가 이사장을 지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는 8일 빛바랜 영수증 2장과 은행 전표 1장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1992년 7월에 100만원, 1993년 7월에 250만원을 생활지원금으로 지원했다는 내용의 영수증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이름과 도장·지장이 찍혀 있었다. 1992년부터 이 단체와 함께해온 이 할머니가 전날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정의연 측이 반박하고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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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0월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석한 이용수(맨 오른쪽) 할머니에게 윤미향(이 할머니 뒤쪽·현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당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연이 이날 공개한 가장 최근 자료는 2017년 11월 국민은행 서울 성산동 지점에서 이 할머니의 대구은행 계좌로 1억원을 이체한 전표였다. 1994~2016년, 2018~2019년은 공백이었다. 28년간 세 차례, 1억350만원을 지급한 셈이다.

1억원을 지원한 2017년에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통해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출연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 돈으로 2016년 7월 화해·치유재단을 만들어 위안부 생존 피해자에게는 1인당 1억원을, 유가족에게는 2000만원씩을 지급했다. 합의 당시 47명이었던 생존 피해자 중 34명이 1억원씩을 받았다. 표면적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던 피해자 할머니 1명도 1억원을 받아갔다. 이런 가운데 2017년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을 거부한 할머니 8명에게도 1억원을 주자는 '백만시민모금'이 일어났다. 이를 추후 '여성인권상금'이란 명목으로 전달할 때, 이 할머니도 1억원을 받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은 할머니들한테 쓰이지 않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의연의 전신(前身)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1992년부터 28년간 수요집회를 열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참가한 수요집회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일었고, 성금을 낸 사람들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 지갑을 열었던 것이다.

본지가 분석한 정의연 기부금 활용 내역에 따르면, 정의연은 지난 4년간 49억7344만원의 기부금을 거뒀다. 2016년(9~12월)부터 12억8806만원, 16억3291만원, 12억2696만원, 8억2550만원이다. 이 중 26억5765만원을 썼다. 나머지 약 23억원은 현금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4년간 거둔 기부금 수입 49억7344만원 중 할머니들에게 지급된 돈은 9억2014만원(18.5%) 정도였다. 할머니 8명에게 1억원씩 지급한 2017년을 제외하면 2018년엔 27명에게 2320만원(1인당 86만원), 작년에는 23명에게 2433만원(1인당 106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이용수 할머니 발언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성금은 피해 할머니들을 지원하고 관련 책을 출판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 전반에 쓰여 왔다"고 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우리는 구호 단체가 아니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 단체"라며 "할머니들에 대한 직접 (현금) 지원은 초기에 집중돼 있었다. 이후에는 직접 지원보다는 경호 동행 지원 같은 비용으로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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