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단짝이자 동업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지금은 그냥 조용히 숨만 쉬고 있습니다. 이 태풍이 끝날 때 뭐라도 남아 있길 바라면서요.”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의 단짝이자 동업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한 얘기다. 버핏의 고향 친구이기도 한 멍거는 버핏과 40년 넘게 일해온 파트너다.

“투자의 비법은 돈을 잘 깔고 앉아 있는 것"이라고 종종 얘기해온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증시가 많이 내려가 있는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지를 묻자 “조심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코로나를 ‘최악의 태풍'에 비유하며 “간신히 살아서 나간다면, 그담에 뭐라도 손에 쥔 게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최악의 태풍을 맞닥뜨린 배의 선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그저 이 태풍을 버텨낼 수 있기만을 바라고, 태풍이 끝나고 나서 돈을 가지고 있기를 소망할 따름이죠. ‘에라이, 모두가 지옥으로 가는구먼. 그냥 가진 걸 다 쏟아부어 버리자’라고 할 때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는 버핏과 함께 경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자들을 위해 비교적 보수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의 90%까지도 버크서해서웨이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우리가 기회를 포착해 꽤 담대한 투자를 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론 상당히 보수적으로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했다.

멍거는 청소년 시절 버핏 할아버지가 하던 오마하의 식료품 가게에서 일하면서 버핏과 인연을 맺었다. 대학 때 포커에 빠졌는데 그때 이러한 투자의 ‘중요한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불리할 때는 빨리 접고, 좋은 기회가 오면 크게 베팅하라. 기회는 자주 오지 않으므로 보이면 붙잡아라.”

그는 지금을 ‘좋은 기회'가 아닌 ‘불리할 때'라고 보았다. WSJ에 ‘모두가 얼어붙어 있는 때'라고도 했다. “지금 기업들의 반응은 그냥 얼어붙어 있는 겁니다. 항공 산업을 보십시오. 그들은 정부와 협상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니깐요. 우리한테 투자해달라고 전화하는 회사도 없습니다.”

그는 “불황은 이미 시작되었다. 문제는 이 불황이 얼마나 크고 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는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증시 전망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라고 강조했다. “전혀 짐작을 못 하겠습니다. 결과가 어찌 나오던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요. 그거 말고는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 지난 1년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