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5)이 최근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중에 대중에게 많이 알려질 수밖에 없는 직업군의 여성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조씨는 이외에도 다른 일부 여성 연예인들의 신상 정보를 빼내 그들에게 접근하려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는 이날 미성년을 포함해 여성을 성적(性的)으로 착취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포해온 조씨를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배포, 강제추행, 아동음행강요 등 1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조씨에게 피해자들의 신상 정보를 넘긴 사회복무요원 출신 강모(24)씨, 조씨와 함께 채팅방을 운영해온 닉네임 ‘태평양’ 이모(16)군도 각각 추가 기소했다. 강씨는 과거 자신의 담임이었던 여교사를 스토킹하면서 조씨에게 그 여교사의 딸을 죽여달라고 의뢰한 혐의로 이미 기소가 돼 있었다. 이군은 조씨와 별도로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성 착취물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있었다.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경찰은 압수 수색을 통해 조씨의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에서 대중에게 알려진 직업군의 A씨와 B씨의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속 A씨와 B씨는 조씨가 ‘박사방’의 여러 피해 여성에게 요구했던 왼손의 엄지와 새끼손가락 2개를 펴고 있는 특유의 포즈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조씨가 A씨와 B씨의 사진을 자기를 과시하고 ‘박사방’을 홍보하는 데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두 사람을 피해자 신분으로 불러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이들 외에도 다수의 유명 연예인에게 접근했다는 물증과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사방’ 운영 공범인 사회복무요원을 통해 최정상급 걸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C와 D 그룹 멤버들의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를 파악하려 했다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한류 여배우인 E씨의 전화번호도 캐내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작년 손석희 JTBC 사장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던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그러나 조씨는 이 연예인들에 대한 접근에는 실패했다. 공범인 사회복무요원이 알려준 전화번호가 해당 연예인이 직접 사용하는 번호가 아닌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유명인은 돈이 있고, 사기를 쳐도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조씨가 이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으려 시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 26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이를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 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중엔 아동과 청소년 8명도 포함됐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는 텔레그램에서 38개 이상 그룹방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미성년 피해자 F(15)양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한모씨로 하여금 피해자를 직접 만나 유사 성행위 등을 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조씨의 범죄단체조직 혐의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해 추가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조주빈이 보유한 가상 화폐 지갑 15개, 증권 예탁금 및 주식, 현금 등에 대해 몰수·추징 보전을 청구했고, 추가 범죄 수익에 대해서 경찰과 협업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