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10대 유권자 114만명, 文대통령 얼마나 지지하나

입력 2020.03.26 03:00 | 수정 2020.03.26 08:16

[홍영림의 뉴스 저격]
[전체 유권자의 2.6% 차지… 경합지 승패 영향 줄수있는 18~19세 정치 성향은]

선거법개정 주도한 與생각과 달라… 10대 유권자, 親與로 보기 어려워
무당층 비율 54%, 전체 평균의 2배
특정 정파에 대한 충성도 낮아 표심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분석

4·15 총선은 처음으로 '10대 유권자 100만명 시대'가 열리는 선거다. 작년 말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 연령이 19세(61만명)에서 18세(53만명)로 낮아짐에 따라 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10대 유권자 수는 114만명에 달한다. 한국갤럽이 18세를 여론조사 표본에 포함하기 시작한 지난 1월 셋째 주부터 3월 셋째 주까지 매주 1000명씩 전국 유권자 9000명 대상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베일에 싸여 있던 10대 유권자(18~19세) 정치 성향의 윤곽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갤럽 자료에서 2000년 4월~2002년 4월 출생자인 18~19세(177명)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31%였다. 전 연령층 평균치인 45%에 비해 14%포인트 낮았고, 60대(35%)와 비교해도 대통령 지지율이 낮았다. 전문가들은 "선거법 개정을 주도한 여권(與圈)의 생각과 달리 10대 유권자를 친여(親與)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文 정부 지지율 가장 낮은 10대 유권자

18~19세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20대(43%)와 30대(54%)는 물론이고 부모 세대인 40대(57%)와 50대(43%) 등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10대 유권자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잘 모르겠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등 의견이 명확하지 않은 응답자가 가장 많다는 점이다. 즉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모름·무응답'이 23%로 전체 연령층 평균치인 8%의 세 배가량이었다. 정치적 색채가 강하지 않은 유권자가 많아서 4·15 총선 표심(票心)도 어디로 흐를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장덕현 갤럽 연구위원은 "조국 사태 이후 문 대통령 지지층에서 이탈해 무응답층으로 유입된 20대가 많았는데, 18~19세 유권자도 이들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연령대별 설문조사 결과 그래프

정부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10대와 20대의 성향은 최근 우한 코로나에 대한 정부 대응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월 말 갤럽 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가 20대 이하는 39%로 전 연령층 평균치인 44%보다 낮았다. 특히 바로 위 세대인 30대의 과반수(51%)가 정부를 긍정 평가한 것과 차이가 컸다. 작년 9월 갤럽 조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이 '적절하다'는 평가도 20대 이하는 30%로 30대(52%), 40대(45%), 50대(41%) 등보다 낮았다.

20대 이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도 호감도가 가장 낮았다. 작년 11월 갤럽 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가 3%에 그치며 전체 평균(9%)보다 낮았고,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도 6%로 전체 평균(15%)보다 크게 낮았다.

◇無黨層도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아

10대 유권자의 정당 지지율을 분석하면 이들의 총선 표심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과 달리 공직선거법에서 '선거 조사 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개 절차가 훨씬 까다롭다. 갤럽은 매주 정당 지지율을 발표할 때 18~19세 지지율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20대에 포함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도 18~19세의 정당 지지율을 구분해서 사전에 등록하지 않아서 사후적으로 언론에 공표하는 것도 선거법상 불가능하다.

다만 간접적으로 10대 유권자의 지지 정당 성향을 파악할 방법은 있다. 갤럽은 작년 12월에 연말 기획으로 2019년 1년간 19세 이상 유권자 4만7000명을 상대로 한 정당 지지율 조사 자료를 세부 연령별로 구분해 여심위에 등록했다. 이에 따르면 19세 유권자(686명)는 더불어민주당 25%, 자유한국당 9%, 무당층 54% 등이었다. 전체 연령층 평균치인 민주당(39%), 한국당(21%), 무당층(25%) 등에 비해 19세는 여야(與野) 지지율이 동시에 낮은 반면, 무당층 비율이 두 배 이상에 달했다. 20~24세도 무당층이 44%로 높은 편이었고 25~29세는 33%였다.

무당층은 연령이 높을수록 줄어서 40~50대에선 10%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갤럽 조사는 선거 연령 하향 선거법 개정 전에 실시했기 때문에 18세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 행태로 보면 18세와 19세가 비슷하기 때문에 지지 정당 성향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票心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번 총선에서 18~19세가 전체 유권자 4400만여 명 중 차지하는 비율은 2.6%가량이다. 2016년 총선에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구 4분의 1이 넘는 31곳에서 5%포인트 미만으로 당락이 갈렸다. 경합 지역에선 10대 유권자가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신인류' 10대 유권자는 특정 정파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낮아서 표심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했다.

지난 1~3월 전국 9000명 대상 갤럽 조사에서 정치적 이념 성향을 물은 결과에서도 18~19세는 중도(32%)와 무응답(16%), 즉 절반가량인 48%가 성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김석호 서울대 교수는 "18~19세 유권자는 중·고등학교에서 정치 시민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다"며 "이념 또는 정당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 정당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난장판으로 치닫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를 둘러싼 위성 정당 논란, 정당과 후보 난립 등으로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어서 이들의 투표율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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