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 운동 펼치다 뇌출혈… 5명에게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조선일보
입력 2020.03.20 03:01

지난 17일 세상 떠난 정현숙씨
남편과 자녀도 모두 기증 서약

5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한 정현숙(왼쪽)씨가 생전에 남편인 김종섭씨와 함께 한 모습.
5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한 정현숙(왼쪽)씨가 생전에 남편인 김종섭씨와 함께 한 모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장기 기증 운동을 했던 정현숙(53)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12일 뇌출혈로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뇌사 상태가 됐던 고(故) 정현숙씨가 17일 세상을 떠나는 길에 간·신장·각막 등을 기증했다"고 19일 밝혔다.

7년 전에도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고인은 지난 12일 또다시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고, 가족들은 2008년 장기 기증 희망등록에 서약한 정씨의 뜻을 받들어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정씨는 결혼 후 강원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친오빠인 정길영 목사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동참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목사는 2007년 장기기증운동본부 강원영동지부 초대 본부장을 지냈고, 고인은 2010년부터 3년간 해당 지부의 간사로 활동했다.

정씨의 영향으로 정씨 남편 김종섭씨와 아들딸이 모두 장기 기증 희망서약을 했다. 정씨는 평소에도 남을 돕거나 나누기를 좋아하고, 먼저 다가가서 밝게 인사하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남편 김종섭씨는 "사랑하고, 미안합니다. 당신이 살아서 결심한 장기 기증을 실천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바람대로 이루어졌으니 하늘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새 삶을 줬다는 마음으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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