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가 김정은 남매에 길들여지고 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3.11 03:24

김정은이 2일 방사포 도발을 했을 때 청와대는 "강한 유감"이라며 "중단 촉구"를 했다. 그랬더니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3일 "주제넘은 처사" "저능한 사고" "완벽한 바보"라고 말 폭탄을 퍼부었다. 그런데 그다음 날 오빠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한 코로나 위로 친서를 보냈다. 문 대통령이 고맙다는 답장을 쓰자 9일 다시 방사포로 응답했다.

이 북한 남매의 좌충우돌이 무엇을 노린 것이냐는 궁금증이 많았다. 청와대가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 2일 도발 때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던 청와대가 9일 도발에는 유감 표명은 물론 중단 촉구조차 하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수위를 크게 내렸다. 왜 그랬는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김정은 남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제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 때 청와대 반응은 신경 쓸 필요조차 없어졌다. 청와대를 길들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북은 단거리 미사일의 연속 발사 능력과 저고도 비행 능력을 계속 시험하고 있다. 특히 초대형 방사포 연발 발사는 우리 군의 대북 선제 공격 전략인 '킬 체인'을 허물려는 것이다. 모두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다. 이 시험이 성공해 우리 공군기지, 항만, 미군기지 등이 이 미사일에 노출되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그런데 청와대의 대응은 북한 눈치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북은 처음부터 문 정부를 길들이려 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공연 사전 점검단을 보낸다고 했다가 돌연 취소하면서 '남측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다. 그러자 정부는 "비판적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하더니 방남한 현송월이 "불편해하신다"며 취재를 막았다. 북이 화낸다고 F-35 도입 행사도 쉬쉬하며 했다. "삶은 소대가리" "설레발" 등 어떤 말로 모욕해도 항의 한번 못 했다. 이제 북의 문 정부 길들이기는 미사일 도발에 유감 표명도 못 하게 만드는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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