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정부 '김여정 팬클럽' 회원들은 어디 갔나

조선일보
입력 2020.03.05 03:22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처음으로 담화를 내고 북한의 방사포 도발에 유감을 표한 청와대를 향해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했다. "완벽하게 바보스럽다" "세 살 난 아이들의 행태"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보건 분야 협력을 제안한 다음 날 방사포를 쏘더니 바로 또 말 폭탄을 퍼부은 것이다.

김여정은 북한 내 핵심 왕족이다. 평창올림픽 때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이래 남북회담 과정에서 최고위 메신저 역할을 했다. 대남 전술에서 '웃는 역'을 맡은 것으로 보였다. 문 정부 핵심 실세들이 서로 '김여정 팬클럽 회장'을 자처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김여정을 내세워 "저능한 청와대" 운운한 것은 가장 자극적인 방법으로 문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 해제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비핵화 사기극'이 실패로 돌아간 뒤 김정은은 문 대통령에게 화가 나 있다.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문 대통령 말대로 했는데 왜 이렇게 됐느냐'고 하는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확실한 것은 김정은의 '선의의 핵 포기' '협상에 의한 핵 포기'라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환상이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정보 수장 전원이 북한 비핵화를 믿지 않았다. 트럼프가 선거에 이용하려 했을 뿐이다.

문 대통령이 정말 김정은의 핵 포기를 믿었다면 국가 안보 최고책임자의 충격적인 순진함이다. 믿지 않으면서 계속 국민에게 선전했다면 정치적 이용이다. '김여정 팬클럽' 회원들은 어느 쪽인지 알 것이다. 북한과 협상하지 말란 것이 아니다. 김정은의 속내를 냉철하게 읽고 그를 핵 포기로 몰아갈 전술과 전략을 구사하라는 것이다. 국민을 오도하는 쇼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여정 팬클럽' 회원들은 '김여정이 문 대통령을 거명하지 않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고 한다. '김정은 쇼'에 대한 미련이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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