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시네요" 답장에 존댓말로 再답장…"막말·거친 언사가 능사 아냐"

더불어민주당 금태섭<사진> 의원은 요즘 정봉주 전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문자메시지 공세를 받고 있다. 정 전 의원이 '금태섭 제거'를 내걸고 금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공천 신청을 했었다. 그런데 민주당 공천관리위가 정 전 의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받자, 그 지지자들이 금 의원 공격에 나선 것이다. 수없이 몰려드는 문자메시지는 밤낮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금 의원이 12일 자신을 비판하는 한 시민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새벽 4시20분에 모르는 분으로부터 문자가 와서 깼는데, 핸드폰을 보니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메시지를 소개했다. '선거철 되니까 민주당으로 나오고 싶지?'라거나 '그 잘난 소신은 다 어디가고⋯ 철수(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한테 가거라'라고 하는 조롱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금 의원이 지난해 조국 전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당과 다른 소신을 내비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금 의원은 이 문자에 "일찍 일어나시네요"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비난 문자를 보낸 인물은 "최선을 다해야죠 ^.^"라고 존댓말로 답장했다고 한다.

금 의원은 "정치인이라면 격려나 칭찬의 문자 못지않게 비난이나 조롱의 메시지도 많이 받게 된다"면서 "나의 경우에는 가끔씩 매우 정중하게 일상적인 내용으로 답변을 해본다. 그러면 거의 모든 경우에 어조가 부드러워지고 서로 대화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어 "아마도 그런 답변을 받으면 상대방도 자기와 마찬가지로 가족도 있고, 출퇴근도 하고, 밤에는 잠도 자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태가 되면 서로 생각이 달라도 대화가 가능해진다"며 "정치인끼리의 공방도 마찬가지다. 막말이나 거친 언사를 쓴다고 해서 뜻이 관찰되거나 이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를 통해 "그래도 일곱시는 넘어서 (연락)해달라"고 남기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 새벽 4시20분에 자신을 비난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일찍 일어나시네요'라고 답장을 보냈더니 상대가 '최선을 다 해야죠^.^'라는 문자를 다시 보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