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우한폐렴 놓고 세게 붙었다

입력 2020.02.11 03:00

美상원의원 "체르노빌보다 심각"
中대사 "美가 바이러스 퍼뜨려"
美中 무역전쟁 재점화 움직임도

소강상태로 들어가는 듯했던 미·중 갈등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다시 증폭되고 있다. 미 상원의원은 우한 폐렴이 중국의 생화학전 프로그램에서 나왔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중국과 러시아에선 미국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나왔다. 미국은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둔화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이 지난달 이뤄진 1차 미·중 무역 합의에서 약속했던 대로 미국산 농산물 등을 추가로 구매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추이톈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9일(현지 시각) CBS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의 생화학전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런 의심과 루머를 퍼뜨리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음모론 제기는) 패닉을 초래하고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만 부채질하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우리의 공동 노력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온갖 억측과 소문도 있다. 이 바이러스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군사시설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음모론으로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대중 강경파로 상원 군사위 소속인 코튼 상원의원은 최근 청문회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는 (1986년 구 소련의 방사능 유출 사고인) 체르노빌 사건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사태 초기부터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바이러스가 중국의 '수퍼실험실'에서 기원했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우한에는 중국 유일의 '생물 안전 4급' 수퍼 실험실이 있다. 4급 실험실은 에볼라 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병균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미국 극우 음모론자 등은 사건 초기부터 우한 폐렴이 중국의 생화학전 프로그램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코튼 의원은 이날도 추이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트위터에 "수퍼 실험실은 (폐렴이 처음 발생한 수산)시장과 몇 마일 떨어져 있다"며 "어디서 (바이러스가) 시작됐나? 우린 모른다. 입증 책임은 중국 공산당에 있다. 이제 세계 과학자들에게 (우한을) 개방하라"고 반격했다.

중국과 러시아에선 미국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홍콩의 친중파 유튜버를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국이 대중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현재 2% 수준인 치사율이 향후 중국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10~20%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채널 원'이란 TV 방송도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미국이 단지 아시아인을 겨냥해 만든 '민족적 생화학무기'"란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 파문이 확산되면서 지난달 이뤄진 1단계 미·중 무역 합의로 일단 잠잠해졌던 무역 전쟁도 재점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 "중국 관리들이 미·중 무역 합의에서 했던 약속에 일부 유연성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직격탄을 맞은 만큼 약속한 물량을 수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1단계 합의에서 향후 2년간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최소 2000억달러(약 238조원) 더 구매하기로 했다. 그러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6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중국이 무역 합의를 통해 다짐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중국의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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