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감독상·국제장편영화상·각본상 등을 수상하자 정치권은 일제히 축하 논평을 냈다. '기생충'이 한국 사회의 '부(富)의 양극화'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이번 아카데미 4관왕이 갖는 의미를 남다르게 보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한국 영화의 새 역사가 쓰였다"며 "'부의 양극화'라는 세계 보편적 소재를 한국만의 방식으로 창조해낸 성취는 50여개가 넘는 영화제에서 수상한 170개 이상의 트로피를 통해 그 탁월함이 증명되고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한 폐렴으로 침체와 정체,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에 전해진 단비 같은 희소식"이라며 "영화를 만든 제작자와 배우들, 관계자 여러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은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반지하라는 가장 한국적인 배경으로 빈부격차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펼쳐낸 '기생충'은 높은 영화적 수준과 완성도로 기념비적인 성과를 남겼다"며 "놀라운 창의성으로 세계를 하나로 만든 봉준호 감독과 모든 스탭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마스터피스 '기생충'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안신당 고상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영화 '기생충'엔 부의 불평등이라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며 "영화 안에서 빈자들은 부자를 욕하거나 열등적 관계에서 저항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욱 쓴 웃음을 짓게 하는 '웃픈' 영화"라고 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영화가 때론 재치 있게, 때론 섬뜩하게 다룬 사회 양극화 현상에 대한 날 선 문제의식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며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나락으로 내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피부로 와 닿을 정도로 심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봉) 감독님 같은 천재를 거인의 어깨 위에 올려주신 우리나라 모든 영화인과 관객들께도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은) 공정이 무너진 사회를 그려냈다.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 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것"이라며 "기생충은 공정이 무너진 사회를 그려낸 작품이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