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중국·동남아 다녀온 모든 학생 기숙사 격리”…재학생 반발

입력 2020.02.08 17:51 | 수정 2020.02.08 17:55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지 차원에서 개강을 2주 연기한 연세대가 중국· 동남아에 다녀온 기숙사 입사 예정 학생들을 2주 동안 격리한다고 밝히자 학생들이 반발에 나섰다.

연세대학교. /연합뉴스
연세대학교. /연합뉴스
연세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연세 교육권 네트워크 준비위원회’(준비위원회)는 8일 "격리로는 학생을 보호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내고 학생·학교·지자체 등이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전날인 7일 연세대는 학생들에게 우한 폐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긴급하게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메일과 문자를 보냈다. 대학측이 제시한 기숙사 관련 조치에 따르면 중국 및 동남아 여행 이력이 있는 입사 예정자는 기숙사 입사 후 2주 동안 개인실에 거주해야 한다.

연세대는 "모든 기숙사 입사 예정자는 출입국증명을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며 "격리된 학생은 외부출입이 금지되고 학교에서 도시락을 제공할 예정"이라 밝혔다. ‘우한 폐렴’ 관련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수강 신청을 제한할 예정이라는 방침도 안내했다.

이에 재학생들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폭력적 조치"라며 반발했다. 준비위원회는 "단순히 학생들을 격리하는 피상적인 조치로는 학생들의 건강을 본질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며 "설문조사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조사를 피할 수 있고, 여행기록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연세 교육권 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학교로부터 받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조치’ 관련 메일(좌)과 문자(우). /페이스북 캡처
연세 교육권 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학교로부터 받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조치’ 관련 메일(좌)과 문자(우). /페이스북 캡처
이들은 또 "도시락 제공만으로는 격리된 학생들의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어떠한 논의도 없이 행정 편의적 조치를 담은 학교의 메일과 문자에는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는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준비위원회는 학교측에 협의체를 구성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 교육권 네트워크 관계자는 "신입생들이 1년간 의무적으로 기숙사에 살아야 하는 송도 캠퍼스의 경우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개강 이후에도 관련 활동을 이어나갈 것을 밝혔다.

앞서 7일 연세대는 다음달 2일로 예정됐던 2020학년도 1학기 개강 일정을 다음달 16일로 2주 연기했다. 우한 폐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부의 권고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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