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들어오면 바이러스도 들어와"… 우한폐렴 '폭탄'된 크루즈

입력 2020.02.07 16:03

대만은 크루즈선 입항 전면 금지 결정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주, 부산, 인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유치하던 크루즈선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달갑지 않은 존재가 됐다. 많게는 수천명을 태운 대형 유람선이 기항(寄港)하면서 국내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에서 우한폐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며 해당 선박이 거대한 격리소로 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크루즈 부두를 갖춘 지자체는 고민에 빠졌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예정에 없던 크루즈 3척이 부두로 들어왔다. 중국을 모항으로 일본 등지를 운항하다 우한폐렴 사태로 중국 입항이 금지되자 부산에 일시 기항한 것이다.

크루즈선에 격리된 한 승객이 '의약품 부족'이라고 쓴 일장기를 들고 있다./로이터
크루즈선에 격리된 한 승객이 '의약품 부족'이라고 쓴 일장기를 들고 있다./로이터
12, 27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대만으로 모항을 변경한 크루즈선이 각각 1척 부산에 온다. 우한폐렴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부산을 찾는 선박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에는 4척, 3월 8척, 4월 22척의 선박이 부산에 입항할 예정이다.

그동안 글로벌 크루즈선에 부산을 찾아달라고 홍보하던 부산항만공사는 되려 크루즈 기항 검사를 강화하고 추가 기항을 최소화하고 있다.

인천, 제주, 속초, 여수 등에는 3~5월 사이 올해 첫 크루즈 기항이 예정돼 있다. 우한폐렴 위험 지역인 중국을 기피하는 선박이 늘어날 경우 국내를 찾는 크루즈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크루즈를 타고 도시에 들어온 관광객들은 대형 버스를 타고 주요 관광지와 쇼핑센터 등을 방문해 5~7시간 정도 머무른다. 운전기사, 가이드는 물론 관광지 직원과 방문객도 이들과 접촉하게 돼 승객 중 감염자가 있다면 해당 도시는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글로벌 크루즈선을 유치하던 지자체는 비상이 걸렸다. 각 항만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검역 당국과 협조해 방역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며 "선상 검역 등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크루즈선 내 검역을 담당하는 일본 보건 당국 관계자들./로이터
일본 크루즈선 내 검역을 담당하는 일본 보건 당국 관계자들./로이터
우리나라와 크루즈 유치 전쟁을 벌이던 이웃 국가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일본으로 입항 예정이었던 크루즈선 ‘웰스테르담’호의 입항을 거부하기도 했다. 해당 크루즈 탑승객 중에는 일본인도 포함됐지만 우한폐렴 의심 환자가 타고 있다.

대만은 아예 크루즈선의 입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대만 보건당국은 6일 일본, 홍콩 등 크루즈 여행객의 우한폐렴 감염 사례가 나옴에 따라 국제 크루즈선의 대만 입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대만 여행업계의 타격이 예상되지만 전염병 예방을 위해 불가피하게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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