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감금하고 기사 삭제…中 정부 '우한 폐렴' 언론 통제 심각"

입력 2020.01.23 12:06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 확진자 수가 600명에 육박하며 급속도로 확산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 관련 소식을 전한 언론인을 감금하는 등 정보를 통제하고 있어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중국은 이번 우한 폐렴에 대해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빨리 대응했지만 여전히 침묵하고 있고, 정부 입장과 다른 목소리를 처벌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홍콩 기자단이 우한 폐렴 환자들이 입원한 우한병원을 취재할 때 중국 경찰은 기자단을 몇시간 동안 구금하며 방송화면 삭제와 휴대전화, 카메라 제출을 요구했다. 중국 인터넷업체 텐센트가 소유한 뉴스 사이트에서는 우한 폐렴 관련 기사가 10시간 만에 삭제되기도 했다.

NYT는 "사스 사태 이후 중국의 공중보건체계가 크게 개선됐지만 동시에 중국 언론과 인터넷, 시민사회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도 커졌다"며 "사스 사태 당시에는 정부에 책임을 물었던 언론과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사라져 침묵하거나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한 한구 기차역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AP
우한 한구 기차역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AP
중국의 정보 통제는 언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이 확산된 이후 일반 시민들이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도 검열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공안당국은 중국 웨이보에 '지역에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있다'는 루머를 퍼트렸다는 이유로 주민 4명을 구금했다.

지난해 12월 8일 우한 폐렴이 처음 보고된 이후 중국 정부는 질병이 통제 가능하고, 환자들의 상태는 대부분 경미하다고 주장했다. 홍콩과 태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감염 사례가 발견된 이후에도 우한을 제외한 중국 지방정부들은 감염 사례를 보고하지 않았다.

결국 홍콩 언론들이 우한 외 중국 지방도시에서도 우한 폐렴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보도를 한 후에야 지방정부들이 관련 내용을 알리기 시작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정부의 정보 통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언론인 우즈위안은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스 사태가 정부의 통치 방식이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니었다"라며 "남은 것은 오만한 권력과 오염된 정보, 연약하고 고립되고 분노한 다수의 개인뿐"이라고 썼다.

중국 언론인인 유핑은 블로그에 "정부는 정부기관만 전염병에 관해 얘기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정보 독점"이라고 비판했다.

NYT는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가 결국 우한 폐렴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있는 방역 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알려 우한 방문을 막았다면 감염 경로를 좁힐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베이징에서 확인된 우한 폐렴 환자 5명은 모두 우한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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