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정·청 일제히 美 대사 공격, 지금 미국과 싸울 상황인가

조선일보
입력 2020.01.18 03:18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개별 관광 등 대북 사업을 정부가 밀어붙이면서 미국과 정면 충돌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북한 개별 방문 허용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우리 국민이 중국 여행사 등을 통해 북한 비자만 받으면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닌 만큼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개별 관광 등으로)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해야 한다"며 곧바로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미국과 조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러자 17일 청와대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이날 "대사가 총독이냐" "내정 간섭 발언"이라고 했다. 통일부도 "대한민국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개별 관광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당·정·청이 전부 나서 해리스 대사를 공격한 것이다.

친문 지지자들은 인터넷에서 해리스가 일본계라는 점을 부각하며 "일본놈 피가 흘러 찌질하다" "일왕에게 훈장 받고 주한 대사 부임한 X"라고 했다. "추방하라"는 것도 있다. 해리스 대사는 "내 인종적 배경이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동맹국 대사의 발언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집권 세력 전체가 맹폭을 가한 데 이어 대통령 지지층은 인신공격까지 하고 나선 것이다.

새해 들어 북은 "외세 의존이 아니라 민족 공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버리고 북한 편에 서라는 노골적인 위협이다. 이런 북의 압박에 박자를 맞추는 정권의 흐름은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대통령 안보 특보는 이미 "남북 관계에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군사령부"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민이 데모해야 (미국이) 바뀐다"고 했다. 반미 단체 대학생이 미 대사관저 담을 넘어도 우리 경찰은 수수방관했다. 지난해 정권은 '친일파 공격' '죽창론'과 같은 반일 선동으로 지지 세력을 결집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는 '우리 민족끼리'와 '반미'로 나라를 가르려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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