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단체에 뚫린 美대사관저… 경찰들은 여전히 '빈손 경비'

조선일보
입력 2020.01.13 03:18

근처서 反美집회 또 열린 날, 기자가 "3단봉 어디있냐" 묻자 경찰들 "곧 가져오려고 했다"

부랴부랴 3단봉 차는 경찰들 - 지난 10일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 앞에서 경찰이 3단봉을 부랴부랴 차고 있다. 앞서 본지 기자가 “항상 차겠다고 최근 발표한 3단봉을 차고 있느냐”고 묻자 경찰은 “이제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10분 후 다른 경찰이 3단봉을 들고 왔다.
부랴부랴 3단봉 차는 경찰들 - 지난 10일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 앞에서 경찰이 3단봉을 부랴부랴 차고 있다. 앞서 본지 기자가 “항상 차겠다고 최근 발표한 3단봉을 차고 있느냐”고 묻자 경찰은 “이제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10분 후 다른 경찰이 3단봉을 들고 왔다. /허유진 기자

지난 10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 인근 정동로터리에서 '서울민중행동'이라는 반미(反美) 단체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사관저 담장이 시작되는 지점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담장을 가리키며 "저 뒤에 들어앉아 총독 행세하는 해리 해리스를 몰아내 버려야 한다"고 소리치거나, "진짜 테러국가 미국을 우리 손으로 단죄하자"고 했다. "이란 공격 미국 반대"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 등 구호도 터져나왔다. 집회는 약 30명이 참여한 가운데 40분간 지속됐다.

같은 시각, 집회 현장에서 300m 떨어진 대사관저 정문의 경비 경찰 2명은 빈손이었다. 최소한의 범행 제압 도구인 경찰봉은 물론, 이를 휴대하기 위한 벨트조차 매지 않고 있었다. 잠시 뒤 교대 투입된 4명짜리 1개 조(組)도 교통 통제용 빨간 플라스틱 경광봉을 단 한 명만 들었을 뿐, 나머지 셋은 빈손이었다. 경비 경찰들에게 본지 기자가 3단봉을 지참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제 곧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그로부터 10여분 뒤 다른 경찰 두 명이 경찰봉 4개를 들고 왔다.

경찰은 작년 10월 친북(親北) 단체 회원 17명에게 경비망을 돌파당해 대사관저 월담을 허용한 직후, "미국 대사관저를 비롯해 주요 외국 공관저 경비에 배치되는 모든 근무자가 '3단봉'으로 불리는 호신용 경봉과 캡사이신 분사기를 항상 휴대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의 공식 항의 성명으로까지 이어졌던 월담 난입 사건 직후에도 경찰은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전혀 하지 않았다. 당시보다 더 많은 시위대가 몰린 이날도 경찰은 무방비로 경비 근무를 선 것이다.

남대문서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있었던 10일에는 기존 인력보다 훨씬 더 많은 경비 인력을 배치하면서, 일부 경찰에게는 3단봉을 미처 지급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대신 기자회견장 근처에 돌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방패 경찰들이 배치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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