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계관 "南, 주제넘게 끼지 말라"… 美 향해선 "제재완화와 핵 안 바꾼다"

입력 2020.01.11 14:35 | 수정 2020.01.11 20:28

정의용 靑안보실장 귀국길 발언 겨냥 "설레발… 바보 신세 안 되려면 자중해야"
"美, 우리 요구 수용해야 대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생일 축하 메시지를 김정은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힌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계관은 또 제재 완화를 위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라며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만 대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제재와 핵시설을 바꾸자고 제안했던 작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계관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의용 안보실장은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에 대한 덕담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꼭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며 "북측에 그런(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계관은 "남조선당국은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며 "새해 벽두부터 남조선당국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생일 축하 인사를 대긴급 전달한다고 하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무슨 생일 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란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며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또 "수뇌들 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것은 국가들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여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해야겠다"고 했다.

김계관은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김정은·트럼프)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며 1년 반 넘게 속고 시간을 잃었다"며 "다시 미국에 속아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미 간 대화가 다시 이뤄지려면 미국이 북한의 요구 사항들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하지만 미국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또 "일부 유엔 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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