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 성장 절망케 한 두 가지 뉴스

조선일보
입력 2019.12.28 03:18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네이버가 일본 자회사를 통해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이용자와 의사를 모바일 메신저로 연결해 채팅을 하며 실시간으로 의료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다. 일본에서 시작한 것은 한국에선 원격의료가 법으로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수십년 된 한국 의료법에선 의사가 환자와 대면하지 않고 진료하면 불법으로 처벌받는다.

일본에선 2015년부터 원격의료를 전면 시행했고, 지난해부터는 건강보험까지 지원해 의료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중국도 2016년부터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연간 이용자가 1억명이 넘는다. 세계 최대 의료 시장 미국에선 전체 진료 6건 중 1건은 원격으로 이뤄질 정도다. 한국만 발목이 잡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는 해외에서 5억달러를 투자받으려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세계 주요국 중 가장 강력하다는 공유차 규제가 풀리기는커녕 도리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유 차량 영업시간을 출퇴근 4시간으로 제한하고 택시 면허를 사도록 한 데 이어, 국회 상임위에서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자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를 접었다고 한다.

공유 차량 모델에서 새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국내 자본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현대차·SK·네이버·미래에셋 등은 올 들어 동남아 차량 호출 서비스 '그랩'에 앞다퉈 수천억원씩 투자했다. '동남아판 우버'라고 하는 '그랩'은 올해 들어서만 전 세계에서 5조원을 투자받으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질주 중인 반면 한국은 모빌리티 혁신의 불모지로 전락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사업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면 70%가 불법이라고 한다. 정부가 말과 쇼로 혁신 성장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표만 의식하는 규제로 혁신 성장의 싹을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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