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수처는 수사 검열하는 '민변 검찰'이자 '정권 방패', 명백한 위헌

조선일보
입력 2019.12.27 03:20

검찰이 공수처 법안에 대해 "검경이 인지한 고위 공직자 범죄를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은 정부 조직 원리에 반(反)하는 수사 검열"이라고 했다. 검찰은 "청와대·여당 등과 수사 정보 공유로 이어질 위험도 매우 높다"고 했다. 수사 기밀 누설은 법 위반이다. 그런데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보고'하지 않는 검사들이 거꾸로 처벌이나 징계를 받게 된다. 검찰이 말을 듣지 않자 위헌적 법까지 만들어 수사를 방해하고 검찰을 장악하려고 한다.

수사·기소와 관련해 헌법에 근거를 둔 유일한 수사기관은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이다. 그런데 검찰이 미리 공수처에 수사 내용을 사전 보고하고 허락까지 받으라고 한다. 헌법에 아무 근거도 없는 공수처가 검찰을 지휘하는 상급 기관이 되는 것이다. 대법원도 공수처에 대해 "재판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저해되는 부분에 대한 특별한 유념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수처가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고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국가 사법기관들이 모두 위헌이라고 하는 법안이 선거법 야바위 협상에 실려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공수처는 원래 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수사하기 위해 만들자는 것이었다. 검찰이 그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공수처는 그 목적에서 반대로 변질됐다. 일반 국민은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면 당연히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떠올린다. 그런데 공수처는 정작 대통령이나 친·인척 등은 기소도 못 한다. 공수처는 판검사만 기소할 수 있는 사실상의 판검사 사찰 기구다.

그 공수처장은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한다. 민변 출신이나 조국 같은 사람이 공수처장에 임명되고 공수처는 대통령 하명 수사기관이 될 것이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자격 요건도 '10년 이상 재판·수사·조사 경력'에서 '5년'으로 완화했다. 과거사위·세월호 조사를 담당한 민변 출신들을 공수처 검사로 뽑기 위해 문턱을 낮춘 것이다. 한번 공수처 검사가 되면 9년까지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수사 권력은 여전히 민변 공수처 검사가 쥐게 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게다가 공수처 수사관은 '조사 경력'만 있으면 시민단체 출신도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시민단체들이 이제 수사 권력까지 쥐려 한다.

이런 공수처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은 아무것도 없다. 공수처 검사의 출마를 막고 징계한다는 규정까지 없애버렸다. 공수처는 입법·행정·사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이라고 한다. 민주국가에 이런 기관이 존재할 수 있나. 오로지 제왕적 대통령의 말만 듣는 무소불위 권력기관의 탄생이다. 공수처 신설은 위헌이다. 위헌인 법률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공수처 법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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