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 원창(文昌) 우주기지가 '창정(長征) 5호' 로켓의 발사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르면 27일 발사 예정이다. 아파트 20층 높이로 중국이 보유한 가장 큰 우주발사체다.

'다섯째 뚱뚱이'라는 귀여운 별명과 달리 창정 5호 로켓은 '우주 강국'을 꿈꾸는 중국 우주몽(宇宙夢)의 첨병이다. 2016년 첫 발사에 성공했지만 2017년 2차 발사는 346초 만에 기계 고장으로 실패했다. 중국은 2년 넘게 발사를 미뤄가며 이번 3차 발사를 준비했다. 발사에 성공하면 내년부터 중국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모듈(부품), 달 탐사선인 '창어(嫦娥) 5호', 화성 탐사선을 우주로 실어나를 예정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창정 5호 발사를 "올해 중국 우주 분야의 하이라이트"라고 했다.

#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워싱턴 근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우주군 창설 내용 등을 포함한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후 "나의 서명으로 여러분은 우주군의 창설을 보게 될 것이고 이는 엄청난 순간"이라며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대단한 위협 속에서 우주에서의 미국의 우위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21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우주기지에서 중국이 보유한 가장 큰 우주발사체인 ‘창정 5호’ 로켓이 발사 대기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창정 5호는 이르면 27일 발사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우주군 창설 등의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 서명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트럼프는 “나의 서명으로 여러분은 우주군의 창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2020년은 그 원년(元年)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2023년 운영을 목표로 내년부터 우주정거장인 톈궁 건설을 본격화하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며 만드는 우주군도 구체적인 모습을 갖출 전망이다. 두 나라 모두 내년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낼 예정이다.

과거 미국과 중국은 우주 기술 면에서 수십 년의 격차가 있었다. 중국은 미국보다 유인(有人) 우주선 발사, 달 탐사선에서 40년 이상 뒤졌다. 하지만 이런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는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020년 중국이 우주 기지 모듈을 발사할 경우 중국은 20년도 안 돼 미국의 40년 성과를 따라잡는 것"이라며 "중국의 경쟁에 대응해 우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추격 배경에는 엄청난 투자가 있다. 우주 전문 매체인 '스페이스 뉴스'에 따르면 중국은 올 들어 로켓을 33회 발사했다. 한 달 3번꼴이다. 연말 발사될 창정 5호까지 합치면 총 34회로 미국의 발사 횟수(27회)를 앞선다.

중국은 올해에만 중국판 GPS(위성항법장치)에 쓰이는 '베이더우(北斗)' 위성 10개를 포함해 위성 60여개를 우주에 쏘아 올렸다. 지난 20일 산시성 타이위안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창정 3호는 한 번에 9개의 위성을 우주에 보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상반기 베이더우 위성 발사를 끝내고, 고화질 지상 관측 위성인 '가오펀(高分)' 위성망도 완성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저궤도에 통신 위성 300개를 보내는 '훙옌(鴻雁)'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중국의 빠른 추격에 예산 등의 이유로 우주 프로젝트를 연기·축소했던 미국도 다시 관련 계획에 시동을 걸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3월 달 유인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 계획'을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달 유인 탐사는 1969년 아폴로 11호 이후 50여년 만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0월에도 "2024년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인류 최초로 여성 우주인이 달에 발을 내디딜 것"이라고 했다.

지난 8월 백악관에서 우주사령부 창설 선포식을 연 미국은 2020년 우주군을 본격 운용한다. AP통신은 "우주군의 초기 규모는 200명, 첫해 예산은 4000만달러(약 465억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