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중국 지린(吉林)성 검찰원장에 임명된 양커친(楊克勤·62)은 5년간 5000건 이상의 공무원 관련 범죄를 수사하며 '지린의 호랑이'로 불렸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서기, 저우번순(周本順) 전 허베이(河北)성 서기 등 최고위급 부패 조사에도 참여했다. '시진핑의 칼'을 자처했던 이 남자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15일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에 따르면 양커친은 최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양커친은 광산 등 사기업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매관매직 행위로 사법기관의 공신력을 떨어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와 검찰 내 그의 측근들도 기소됐거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부패와의 전쟁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전국 감찰 기관에서 처분받은 성부급(省部, 장·차관급)은 31명, 청·국장급 간부는 3000여명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성부급 39명, 청·국장급 2500여명)과 비교하면 고위 공무원의 숫자가 늘었다. 무역 전쟁, 둔화된 경제 성장 등 복잡한 대내외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반부패 운동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언론에도 연일 부패 관련 사건이 공개되고 있다. 하이난(海南)성 부국장이 200여 차례 성매매를 기록한 95권의 '성매매 일기', 가족의 재산이 200억 위안(약 3조3600억원)에 이르는 '중국 최고의 부자(富者) 법관' 하이난성 고등법원 부원장 장자후이(張家慧)의 뇌물 사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