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망령 든 늙다리" 원색공격

입력 2019.12.10 03:00

김영철, 트럼프 '다 잃을 것' 경고에 "우린 더 잃을 게 없다"
리수용 "트럼프 겁먹었나, 재앙적 후과 안보려면 숙고하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한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미·북이 9일 가시 돋친 말폭탄 공방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김정은은)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북한은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 담화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맞받아쳤다. 곧이어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도 담화를 통해 "트럼프는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압박했다. 미·북이 연일 상호 비판 수위를 높이며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자신을 여전히 "특별한 관계"로 규정했고, 김영철은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 싸움은 하면서도 협상 여지는 남겨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한국 시각으로는 9일 새벽)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며 "(잃는 것은)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북한이 평북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그가 김정은에게 직접 비판적 발언을 한 것은 싱가포르 회담 직전인 작년 5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김정은은) 약속대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은 바로 당일인 9일 오후 김영철의 담화를 통해 정면 반박했다. 김영철은 트럼프 대통령을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라고 부르며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망령 든 늙다리'라고 부르는 날이 다시 올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적대적 행동은)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며 "시간 끌기는 명처방이 아니다"라고 했다.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5시간 뒤 추가 담화를 통해 "트럼프가 겁을 먹었다"면서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연말에 내리게 될 최종 판단과 결심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 전략 도발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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