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장갑, 모자, 석고상… 마이클 잭슨 물건 죄다 모았죠

조선일보
입력 2019.12.07 03:14

40년 수집품 전시하는 조유정씨

"저에게 마이클은 힘든 시절을 함께한 친구고, 인생 선배이자 최고의 스승님이에요."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서울생활사박물관 개관 특별전 '수집가의 방' 전시실에서 팝 스타 마이클 잭슨(1958~2009)의 '빌리 진' '맨 인 더 미러'가 흘러나왔다. 여기서 400여 점의 잭슨 관련 수집품을 전시하고 있는 이는 화가 겸 사진작가 조유정(39·예명 자유손)씨.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에는 잭슨의 각종 음반, 흰 장갑, 모자, 잭슨의 얼굴이 그려진 껌 종이부터 조씨가 직접 그린 잭슨의 그림까지 숱한 물품을 선보인다. 조씨는 "모으려고 모은 게 아니라 아까워서 버리지 못한 게 이만큼 모인 것"이라고 했다.

서울 노원구 서울생활사박물관 ‘수집가의 방’ 전시에 마이클 잭슨 관련 수집품을 출품한 조유정씨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동질감이 느껴져 노래 가사와 메시지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서울 노원구 서울생활사박물관 ‘수집가의 방’ 전시에 마이클 잭슨 관련 수집품을 출품한 조유정씨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동질감이 느껴져 노래 가사와 메시지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박상훈 기자

잭슨의 열렬한 팬인 어머니 덕분에 태교 음악으로 잭슨의 노래를 들어왔다는 그는 "마이클은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함께한 동반자"라고 했다. 부모님의 사업 실패와 학교에서 당한 따돌림 등으로 힘들 때 항상 잭슨의 노래가 조씨의 마음을 달래줬다고 한다. "어린 시절 부친으로부터 당한 학대와 루프스병·백반증 같은 병마를 이겨내고 당당히 무대에 올라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마이클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어요. 마이클은 그의 노래 제목처럼 '힐 더 월드(Heal the world)'하는 삶을 살았죠."

조씨는 순수 예술 작가다. 처음에는 금전 문제 등 현실적인 이유로 3D 애니메이터 등 상업 예술을 했다고 한다. 그를 순수 예술의 길로 이끈 것 역시 잭슨이었다. 조씨는 "마이클은 인권과 환경 문제를 다룬 노래를 하며 세상을 바꾸려 하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죽음을 보며 '삶이 짧구나'라는 생각에 원래 꿈이었던 순수 예술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잭슨의 얼굴에 대고 본떴다는 석고상부터 해외 수집가를 한 달 동안 설득해 구했다는 '잭슨 파이브' 악보까지 값비싼 수집품들이 있지만, 조씨는 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포스터에 가장 애착을 느낀다고 했다. 국내 VIP 시사회 당시 종이를 손으로 오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팬들의 메시지를 모아 전시했는데, 영화사에서 감사의 표시로 대형 포스터를 선물했다고 한다.

조씨는 수집품을 볼 때마다 처음 보는 것 같은 설렘을 느낀다고 한다. "마이클이 죽어서 이제 새로운 음반이나 작품이 나오진 않겠죠. 그러나 그의 앨범과 노래 가사는 들여다볼 때마다 저에게 새로운 영감을 줘요. 제가 마이클에게 영감받은 작품을 계속하는 한 그는 영원히 살아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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