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 입] ‘울산 제보’ 받아본 ‘청와대 윗분들’은 누구인가

입력 2019.12.05 18:00


영원히 변하지 않는 철리(哲理) 같은 게 있다. 그것은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드러난다’는 것이다. ‘울산 시장 부정 선거 의혹’, 이 말이 나온 지는 벌써 1년 몇 개월 전이고, 그동안 잠복했다가 수면 위로 잠시 떠올랐다, 다시 잠복하기를 반복했다. 국민적 관심사도 아니었다. 올 여름은 온통 ‘조국 사태’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조국 씨가 법무장관에서 물러난 뒤, 드디어 울산 시장 부정 선거 의혹, ‘울산 사태’가 수면 위로 본격 부상하게 된 것이다.



오늘 새로 부상한 사람은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 그리고 ▲문모 청와대 행정관이다. 송병기, 올해 쉰일곱 살인 이 사람은 울산시 교통건설국장 자리를 끝으로 퇴직했다가 어느 날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의 선거 캠프에 들어갔다가 지금은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꿰찬 인물이다. 내년 총선에 울산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이 사람이 어제 언론인터뷰에서 말했다. "(당시) 정부에서 관련 동향들을 요구했었다." 이게 무슨 뜻인가. 여기서 말하는 ‘관련 동향들’이라는 것은 바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의혹을 말한다. 나중에 무혐의로 밝혀지는 ‘김기현 비위’를 처음 제보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실토한 것이다. 그런데 송병기 부시장은 ‘정부’에서 관련 동향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송병기 부시장은 다시 정확히 밝혀야 한다. 당신이 말하는 ‘정부’란 어디를 말하는가. 법무부인가, 행안부인가, 중앙선관위인가, 어디인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정부’라고 표현한 것인가. 당신에게 ‘관련 동향’을 요구한 곳과 그 인물을 정확하게 적시하라. 청와대 민정실의 백원우 비서관이었는가 아닌가. 이것은 ‘청부 살인’보다 무서울 수 있는, 선거판을 뒤집는 마타도어 같은 ‘청부 제보’가 되는 것이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제보 및 경찰 이첩 과정에 대해 어제 이렇게 말했다. "경찰 출신이거나 특감반원이 아닌 행정관이 외부에서 제보된 내용을 일부 편집해 요약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민정 대변인이, 그 사람은 아니라고 하고 있는 ‘경찰 출신’이란, ‘백원우 별동대’ 소속이었고, 지금도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 청와대 입맛에 맞게 셀프 진술을 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 수사관 B씨를 말하고 있는 것 같으며, 고 대변인이 또 그 사람은 아니라고 하고 있는 ‘특감반원’은, 지난 일요일 자살한 수사관 A씨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고 대변인이 말한 행정관은 오늘 우리가 새로 알게 되는 ▲문모 행정관으로 검찰 수사관 출신이며, 김경수 경남지사와 고교 동문으로 잘 아는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를 재가공한 청와대 인물이 정권 실세와 가까운 사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진실은 드러난다. 궁지에 몰리다 보면,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정말로 며칠 못 간다.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의 입으로 말했다. "내용을 일부 편집해 요약 정리한 것이다." 청와대는 또 말했다. 이제 청와대에 묻는다. 제보 내용을 ‘편집·요약·정리했다’는 말과 ‘재가공했다’는 말은 어떻게 다른가. 지금 청와대는 허위로 밝혀진 제보를 청와대가 재가공했다고 실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닌가? 지금까지 "제보를 단순 이첩했다"는 해명은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하나. 청와대는 최초 제보를 "윗분들 보기 좋게 정리했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윗분’이란 누구인가. 민정비서관 백원우씨였는가. 민정수석 조국 씨였는가.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이었는가. 그 ‘윗분들’에 문재인 대통령은 포함되지 않았는가. 왜냐하면 문 대통령과 ‘30년 절친’이고 문 대통령이 "형"이라고 부르는 송철호 씨가 아홉 번째로 뛰고 있는 선거와 관련된 첩보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밝혀라. ‘윗분들’ 보기 좋게 정리했다고 하는데, 윗분은 누구였는가.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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