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대대적 경찰 수사를 지휘했던 사람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당시 울산경찰청장)이었다. 그는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최소 두 차례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민주당 송철호 후보(현 울산시장)를 만나 '선거 중립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데 황 청장은 최근 송 시장과의 만남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황 청장은 3일 한 방송에 나와 "(2017년 9월 첫 만남 때) 울산경찰청 정보과장도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보통 지방경찰청장이 유력 인사를 만날 땐 정보과장이 배석한다. 둘이 무슨 꿍꿍이속으로 얘기했나 하는 오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시 정보과장은 본지에 "그 당시 그 자리에 배석한 적이 없다"며 "그날은 외부 출장이 있어서 분명히 안 갔다"고 했다.

황 청장은 이보다 하루 전인 2일엔 라디오에 나와 "(송철호 시장과) 일대일로 만난 사실이 두 번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하루 뒤 '일대일로 만난 게 아니라 배석자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을 바꾼 것이다. 2년 전 일이라 기억이 분명치 않아서 생긴 일일 수도 있지만, 황 청장과 송 시장이 독대(獨對)했다면 울산시장 선거 얘기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외부의 의심을 의식해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황 청장은 송 시장과의 만남에 대해 지방경찰청장으로서 일반적인 업무 수행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양측이 사전에 선거 관련 논의를 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황 청장은 지난 2017년 8월 울산경찰청장으로 부임한 직후부터 대대적 '김기현 수사' 준비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