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약점 파고드는 미국...홍콩인권법 이어 '위구르인권법' 하원 통과

입력 2019.12.04 11:06 | 수정 2019.12.04 11:29

미국 하원이 지난달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3일(현지 시각) 신장(新疆)·위구르 인권 정책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협상이 난항을 빚는 가운데, 중국이 극도로 예민하게 여기는 홍콩에 이어 위구르족 문제까지 미국 측 장외 압박 카드로 등장하면서 두 나라 간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AP와 로이터는 미국 하원이 3일 신장·위구르 인권 정책 법안을 표결에 붙인 결과 찬성 407표 대 반대 1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됐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지난 9월 11일 상원을 통과한 위구르 인권 관련 법안 ‘S.178’을 바탕으로 한다. 신장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 자리잡은 수용소를 폐쇄하고, 홍콩 인권법처럼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을 탄압한 중국 고위급 관료들의 미국 입국을 막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상원을 거쳐 대통령 서명까지 마치면 미 행정부 국가정보 책임자는 매년 중국 정부가 자행하는 위구르족 탄압이 미국에 초래하는 안보 위협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미국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위구르족 탄압과 감시에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과 인물에는 자산 동결 같은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지난해 5월 미국 뉴욕의 세계연합 본부 앞에서 위구르족들이 중국 정부의 인권 유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5월 미국 뉴욕의 세계연합 본부 앞에서 위구르족들이 중국 정부의 인권 유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공동 의장을 맡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9월 상원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중국은 광범위하고 끔찍한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이 법안이 통과하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이권을 챙긴 인물과 기업은 사실상 중국을 제외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다. 로이터는 "천취안궈(陳全國)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가 이 법안의 주 타겟"이라고 전했다. ‘위구르 비밀 수용소의 설계자’, ‘시진핑의 오른 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천취안궈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인 정치국원 가운데 한 명이다. 오는 2023년에는 중국 최고 권력 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최측근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 하원의 표결에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4일 미국 하원 표결 직후 화춘잉(華春瑩)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은 실수를 바로잡고 해당 법안이 법으로 제정되는 것을 중단하라"며 "중국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법안을 승인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취지의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미국 의회에서 홍콩에 이어 위구르 인권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격하게 맞대응해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즈는 미 의회에서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이 보복 조치로)신장·위구르 자치구에 들어가려는 미국 의원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발효하고,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에 올려 제재할 수 있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18세기 말 청조(淸朝) 시기에 중국에 편입됐다. 인구는 2200만명 수준. 서기 800년 무렵부터 이 지역에 거주해 온 위구르족은 강제 편입에 반발해 20세기 초 수차례에 걸쳐 분리, 독립을 시도한 바 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분리, 독립 세력이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하면서 2009년 7월 구도(區都) 우루무치시(市)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5년 동안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체포된 테러 분자만 1만3000여명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3만명 이상이 불법 종교활동에 가담한 이유로 처벌을 받았다. 국제 시민단체에서는 현재 "신장 지역에서 최소 100만명에 이르는 위구르족과 기타 이슬람을 믿는 소수 민족이 ‘직업 훈련소’라는 이름의 수용소에 갇혀 탄압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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