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고령 보행자 보이면 차는 일단 멈추세요

조선일보
  •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입력 2019.12.04 03:11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지난해 보행 중 사망자는 1487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3781명의 39.3%를 차지했다. OECD 회원국 평균(19.7%)의 2배 수준이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보행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이 56.6%에 이르렀다. 특히 고령자가 횡단보도를 지날 때 일어난 교통사고가 심각한 수준이다. 고령자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많아 교통 약자로 분류된다. 고령 보행자를 위한 정책·시설물·도로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보행자의 무단 횡단, 잘못된 운전 습관 등이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는 신체 능력이 떨어져 차량 속도를 체감하기 어렵다. 고령자들 스스로 '무단 횡단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인식해야 한다. 횡단보도 위 보행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건널목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운전자의 관심 부족으로 보행자를 보호하는 문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자신의 운전 습관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교통 선진국인 네덜란드는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는 '본엘프' 지역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본엘프'에선 사람의 보행 속도보다 빨리 운전해서는 안 된다. 모든 교통사고 책임은 운전자에게 돌아간다. 미국은 '고령자를 위한 안전한 보행로'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자에게 도로 횡단 방법과 보행 안전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고령자 보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 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제한하는 '노인 보호 구역(실버존)'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통사고 사상자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보행자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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