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무시"…집에 불지른 60대 남성 집행유예

입력 2019.12.03 16:42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집안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일러스트=정다운
일러스트=정다운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현주건조물방화 및 협박,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령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사업 실패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2000년 11월 홀로 미국으로 떠나 불법체류자로 일하며 고향에 있는 아내와 딸에게 생활비를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들어와 아내와 딸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생활했지만, 가족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A씨는 술만 마시면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욕설을 하고 갖은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3시쯤 아내와 딸이 운영하는 화장품 가게를 찾아가 딸이 대화를 피한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고 폭행했다.

사흘 뒤인 12일 오후 8시 20분쯤 다시 가게를 찾아갔지만 만남을 거부당하자 집에 들어가 라이터로 옷과 침대에 불을 붙였다. 이 화재로 1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자칫 대형 화재참사로 이이질 수 있었고 배우자와 친딸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장기간 미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홀로 살며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주다 귀국했음에도 자신을 무시하고 재산까지 탕진했다는 생각에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방화 범행으로 인적 피해가 없고 반성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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