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콩인권법 처리 늦춰달라" 부탁했었다...무역협상 '걸림돌' 우려

입력 2019.12.03 10:13 | 수정 2019.12.03 10:17

"상황을 더 낫게 만드는 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홍콩인권민주주의법(홍콩인권법) 서명 및 시행과 관련해 "미중 무역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홍콩인권법 서명이 중국과의 거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을 더 낫게 만드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상원 공화당에게 일부 조항이 미국의 외교 정책을 ‘방해’할 수 있다며 ‘법안 처리를 늦춰달라(slow-walk the bill)’고 부탁했다"며 "하지만 상하원에서 모두 이 법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했고 결국 대통령의 법안거부권(presidential veto)은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하며 서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하며 서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인권법 서명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시주석 편이기도 하고, 홍콩 편이기도 하다"며 난처한 상황임을 간접적으로 밝혀왔다. 상하원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결정 권한을 넘겼지만, 그는 즉답을 피하다가 일주일 후인 27일 결국 서명했다. 성격 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고심한 이유는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끝낼 것인지, 홍콩의 인권 상황을 지지해야 할지 저울질 했기 때문이다.

홍콩인권법은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인권·자치 상황을 평가해 의회에 보고하고, 미국이 홍콩에 제공하는 무역·투자 분야의 혜택을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이 골자다. 홍콩의 인권 탄압과 연루된 중국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홍콩인이 정치 시위에 참가해 처벌된 범죄 경력이 있더라도 미국 비자 발급 때 참작해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도 미국 기업이 홍콩에 최루탄, 고무탄 등 시위 진압 무기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법안에 서명하면서 "나는 시(진핑) 주석, 중국, 홍콩 시민에 대한 존경을 담아 법안에 서명했다"며 "이 법은 중국과 홍콩의 지도자, 대표자들이 차이를 평화적으로 극복해 오래도록 평화와 번영을 누리기를 희망하며 제정됐다"며 중국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조용히 지켜보다 결국 지난 2일 첫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당분간 미국 군함과 함재기의 홍콩 입항을 허용하지 않고, 민주주의기금(NED), 휴먼라이츠워치, 프리덤하우스 등 5개 미국 비정부기구를 제재한다는 강력한 내용이다. 제재 대상이 된 미국 단체는 홍콩 시위대의 폭력·분열 활동을 지지하거나 지원했다는 이유가 붙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례적으로 영어를 사용해 보복조치 발표를 했다. 그는 미국을 ‘인권 침해자(human rights abuser)’라고 부르며 "인권을 구실로 긴 팔을 뻗어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강력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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