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를 죽음으로 몰았나, 휴대폰은 알고있다' 검찰, 숨진 별동대원과 연락한 인물들 파악 나서

입력 2019.12.03 03:04

[靑 선거개입 의혹]
영장까지 발부받아 휴대폰 확보
지인들 "靑민정실 고위관계자가 정보 요구한다며 힘들어했다"

검찰은 2일 오후 3시 20분쯤부터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前)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A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경찰이 사망 경위를 수사하는데 검찰이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검찰은 임의 제출을 통해 휴대전화를 받을 수 있는데도 영장까지 발부받아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검찰은 "A 수사관 사망 경위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또 선거를 앞둔 수사의 공정성이 문제 된 사안인 만큼 주요 증거물인 고인(故人)의 휴대폰을 신속하게 보전해 사망 경위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A 수사관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던 지난해 초 울산에 내려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전날 오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는데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 설명은 그의 휴대전화에 이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입증할 만한 단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휴대전화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전날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팀이 논의를 거쳐 휴대전화를 압수하기로 하고 이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렇게 압수 영장까지 청구한 데는 경찰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와 여권이 그의 사망 원인을 놓고 검찰을 향해 반격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숙고하고 있다"며 그의 죽음을 검찰과 언론 탓인 것처럼 말했다.

A 수사관이 숨지기 전 남긴 메모에는 기존에 알려진 '검찰총장께 미안하다'는 내용 뒤에 '가족을 배려해달라'는 문장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이를 근거로 검찰의 별건(別件) 비위 수사로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자 검찰이 사망 이유를 직접 규명하겠다며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권의 공격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에게 가족을 부탁하는 게 별건 수사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며 "고인을 압박한 사실이 전혀 없고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인이 사망한 경위를 포함한 모든 의혹을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검찰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별동대'로 활동했던 그가 숨지기 직전 주변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고위 관계자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수사 정보를 집요하게 요구해온다"며 펑펑 울면서 하소연했다는 전언들에도 주목하고 있다. A 수사관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검찰로 복귀한 뒤 유 전 부시장 비위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에 배치돼 있었다. 여권 주장처럼 검찰이 아니라 청와대 인사가 그를 압박한 게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 수 있어 그와 연락한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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