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음주측정 거부 의원들, 민식이法 이름 올렸다

조선일보
입력 2019.12.03 03:00

대표 발의한 강훈식 의원과 이용득·조정식 의원 논란 휩싸여
도로교통법 전과 사과도 없이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법' 참여
"전과자들이 정의감 투철한 척한다" 온라인 등서 비난 쏟아져

강훈식
강훈식
현재 국회에는 의원 17명(더불어민주당 16명, 바른미래당 1명)이 발의한 이른바 '민식이법'이 계류 중이다. 충남 아산에 사는 초등학생 김민식(9)군이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만든 법안이다. 법안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 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대표 발의자를 포함해 법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 가운데 최소 3명이 무면허 운전 등 도로교통법을 심각하게 위반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의 자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대표 발의자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03년 12월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사유는 무면허 운전이다. 2011년 8월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 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내기도 했다. 정확한 교통사고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교특법은 음주운전·뺑소니·횡단보도·인도 침범 사고 등 12대 중(重)과실을 범해 사람을 다치게 하는 등의 경우에 적용하는 법이다. 강 의원은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지냈다. 강훈식 의원 측은 "과거 잘못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더 열심히 활동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했다.

같은 당 이용득 의원 역시 1992년 12월 도로교통법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등으로 벌금 250만원을 낸 전력이 있었다. 1994년 3월에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뇌물공여의사표현 등으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교통법규를 위반한 뒤 이를 적발한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고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미다.

이 의원은 전과 5회로 20대 의원 중 '최다 전과자'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2016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지난달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본지 해명 요청에 "25년 전 순경에게 만원짜리 한 장 준 걸 전과라고 표현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질문이 정말 수준 미달"이라고 했다.

조정식 의원은 2000년 7월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조 의원은 1996년 고(故) 제정구 의원 아래서 보좌관으로 일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17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20대까지 내리 4선을 했고, 현재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다. 본지는 해명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의원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발의 자격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민식이법'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 본인이 위반한 법률과 관련한 법안은 발의 못 하게 하는 법안이 더 시급하다" "정작 전과자인 인간들이 정의감만 투철한 척한다" "아동 강간범이 유치원 보육교사 하겠다는 꼴 아니냐"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원 자질이나 전력 문제는 각 정당이 후보자 결정 단계에서 사전에 모니터링을 하고 걸러내야 하는데, 정당 검증 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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