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지옥 보내는데 일조했다는 후회 있어"

입력 2019.12.02 03:00

[재일교포 북송 60년]
북송 도운 일본인 자료집 출간

고지마 하루노리
"북송선을 타는 순간 재일교포들에게는 지옥이 시작된 겁니다. 당시는 모든 일본 신문과 TV가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해서 그것을 몰랐습니다."

1959년부터 니가타항에서 재일교포 북송선이 떠날 때마다 현장을 취재해 '니가타협력회 뉴스'를 만들어 배포했던 일본인 고지마 하루노리(小島晴則·88·사진)씨는 회한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3년 전 북송 사업이 진행되던 현장을 알린 '귀국자 9만3000여명 최후의 이별'이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출간했다.

니가타시의 자택에서 만난 고지마씨는 "결과적으로는 내가 그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데 일조했다는 '구야미(뉘우침, 후회라는 의미의 일본어)'가 있다"고 말했다.

공산당원이던 그는 재일조선인귀국협력회의 니가타 지부에서 사무국장을 맡아 '니가타협력회 뉴스'의 실질적인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한 달에 세 차례가량 귀환 사업 관련 신문을 발간했다. 니가타항에서 떠나는 이들을 사진 찍고, 기사 쓰고 약 5000부를 찍어서 각계에 보냈다."

고지마씨가 변한 것은 1960년대 3주간 북한을 방문한 뒤부터다. "북한 체제는 잘산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람의 얼굴은 거짓말을 안 한다. 가서 만나보니 모두 영양실조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돌아와서 귀국협력회 활동을 중단했다. 공산당에서도 탈당했다. 1997년부터는 북한에 의해 납치된 여중생 메구미 구출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재일교포 북송 사업이 일본 사회에서 이대로 잊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편집했던 신문과 사진을 모아서 자료집을 냈다.

고지마씨는 "귀환 사업은 재일교포뿐만 아니라 일본인 처와 자녀 6000여명도 관련된 일"이라며 "일본인 납치 문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9만명이 지옥에 있는 것을 모른 척하면 아베 총리는 비웃음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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