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서 금융제재 피하는 법 강연한 가상화폐 전문가 체포

조선일보
입력 2019.12.02 03:00

당국 불허에도 中 경유해 방북
최대 징역 20년형 처해질 수도

가상 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가상 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글로벌 금융 감시망을 회피하는 방법을 북한에 알려준 미국 가상 화폐 전문가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 당국에 붙잡혔다. 이 전문가는 남북한을 잇는 가상 화폐 교환 시스템으로 불법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까지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가상 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36·사진)를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 혐의로 28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리피스는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블록체인과 가상 화폐 콘퍼런스'에서 북한 관료 등 100여명 앞에서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고 자금 세탁을 하는 방안 등을 강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미 정부는 그의 방북을 불허했으나 그리피스는 중국을 경유해 무단 방북했다.

미 법무부는 "그리피스가 불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과 북한을 잇는 가상 화폐 교환 시스템의 구축도 추진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경제 제재 때문에 미국이 구축한 글로벌 금융거래망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남북 간 가상 화폐 교환 시스템을 만들면 한국을 거점으로 가상 화폐를 발행·교환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미 당국은 지난 8월 그리피스가 남북 가상 화폐 교환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한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단서로 꼬리를 잡았다. 로이터통신은 "그리피스가 상대방으로부터 '제재 위반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았고 그가 '맞는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그리피스는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리피스는 명문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신경망 시스템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엔지니어이자 유명 해커였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 세계 양대 가상 화폐 중 하나인 이더리움을 연구하는 재단의 연구원이자 다크웹(dark web·아동 음란물과 마약 판매 등이 이뤄지는 불법 웹) 기업의 고위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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