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A수사관(행정관)이 1일 서울 서초동 지인의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 소속인 그는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 밑에서 이른바 별동대로 불리던 '민정 특감반'으로 활동했고, 올해 2월 파견을 마치고 유재수 부산시 전 경제부시장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해왔다.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는 A4 용지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 종이 여러 장에 걸쳐 큼지막한 글씨로 작성됐고, 주로 아내·자녀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메모 가운데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안하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수사관은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범죄정보 분야를 주로 담당했으며, 윤 총장이 아끼던 수사관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민정비서관실에 파견된 검경 직원 6명 중 검찰 출신과 경찰 출신 각 1명씩 총 2명을 '별동대'로 꾸려 '정보 수집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수사관은 그중 한 명으로 지목되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3월 울산에 내려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챙긴 인물로 지목돼,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던 울산지검에도 올해 초 참고인으로 불려가 한 차례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와 관련해 울산에 내려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지난 29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별동대'의 선거 직전 울산행 자체는 시인하면서 이날 이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