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29일(현지 시각)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AP와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총리에 지명된 지 1년여 만이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

최근 이라크에서는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400명 넘게 숨지는 등 사태가 격화됐다. 궁지에 몰린 마흐디 총리가 결국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마흐디 총리가 이날 TV 성명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성명에서 "의회에 총리직 사임 요청 공문을 보내겠다"고 발표했지만 공문 발송 시기와 사임 시점을 언급하진 않았다. 이라크 의회는 다음 달 1일 긴급회의를 열고 총리 사임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달 1일부터 만성적인 실업난 속에 정부의 무능, 부패를 규탄하며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마흐디 총리와 내각은 질서회복이란 명분으로 군대와 경찰을 앞세워 강경 진압했다. 그 결과 두 달 사이 시위 중에 숨진 인원이 400명을 넘었다. 부상자 수도 1만5000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마흐디 총리 사임 발표가 나오자 시위대는 환호했고 수도 바그다드의 타흐리르 광장 등에 모인 시민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한 시위 참가자는 "아직 싸울 이유가 남았다. 우리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