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左부터) 29일 축사중인 송철호 울산시장과 출근하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작년 1월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과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현지 경찰관 1명, '서울에서 온 인사' 등 4명이 울산 태화강 인근의 한 장어집에서 만나 식사했다는 단서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 시점은 송철호 시장이 지난해 6월 열린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이 모임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서울에서 온 인사'가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던 행정관 중 한 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백 전 비서관은 별도로 '백원우 특감반'을 가동했고 경찰 출신 A 총경과 검찰 수사관 B씨를 포함해 모두 6명 정도 규모였다고 한다. 청와대 직제에 없었던 '백원우 특감반'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여론동향 수집 등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무관하게 비밀 감찰 업무를 해왔다는 것이다. 이 감찰팀은 실제로 울산에 내려가 동향 파악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들이 김 전 시장과 관련된 비위 첩보를 수집하고 수사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했다.

백 전 비서관은 2017년 11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경찰청에 하달했고, 울산경찰청은 지난해 3월 수사에 착수했다. 송 시장 및 황 청장과 식사한 '서울에서 온 인사'가 백 전 비서관의 감찰팀인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백 전 비서관이 수사에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선 감찰팀' 의혹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별동대라고 얘기하는 2명의 특감반원은 특수관계인을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실 소속의 감찰 반원"이라고 했다. 다만 이 중 일부가 울산에 내려가 활동한 적은 있다고 했다.